6일 오전 대구 두류공원에서 어르신들이 무료급식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구경모 기자
6일 정오쯤 대구 두류공원에서 어르신들이 '사랑해 밥차' 에서 지원하는 무료급식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구경모기자
6일 정오쯤 대구 두류공원에서 한 어르신이 '사랑해 밥차' 에서 지원하는 무료급식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구경모기자
아침부터 칼바람이 불어닥친 6일 오전 11시10분쯤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공원 내 마련된 산책로 곳곳엔 '사랑해 밥차' 야외 무료 급식을 기다리는 어르신들로 북적였다.
배식 시간은 오전 11시40분. 30분 전부터 300m가 넘는 대기 줄이 공원 안쪽으로 길게 이어졌다. 어르신들은 두꺼운 외투 위에 점퍼를 덧입고 털모자와 귀마개로 얼굴을 가린 채 서 있었다. 추운 날씨 탓에 제자리에서 발을 바꿔 딛거나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차례를 기다리는 이들도 자주 목격됐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급식을 기다렸다는 김태진(73)씨는 "날이 추우면 오히려 더 일찍 나온다. 요즘 이용자가 부쩍 많아지는 것 같다"며 "집에 있으면 온종일 말 한마디 안 하고 지낼 때도 많은데, 여기 오면 밥도 먹고 사람들 얼굴도 보고 간다는 생각에 나온다"고 했다.
올해로 운영한지 22년째를 맞는 두류공원 사랑해 밥차는 매주 화·목요일 무료 급식을 한다. 이날 '사랑해 밥차'가 준비한 식사량은 1천인분. 배식이 시작되자 어르신들은 앞사람의 속도에 맞춰 발걸음을 이리저리 옮겼다. 미역국과 쌀밥, 소시지와 두부조림을 식판에 차례로 담아 밥차 측이 마련한 좌석이나 공원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금세 만석이 돼 일부 어르신들은 스탠딩 식사를 했다.
서경희(여·69)씨는 "요즘은 식재료 물가가 조금 오른 수준이 아니라 생활비 자체가 부담"이라며 "집에 있으면 대충 먹거나 끼니를 거를 때도 있는데, 여기 오면 적어도 한 끼는 제대로 먹는다. 이렇게 꾸준히 밥을 챙겨주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공간이지만 걱정도 많아졌다. 무료 급식을 찾는 어르신들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운영 여건은 악화되고 있어서다. 현장에선 "무료급식이 줄어들면 어쩌나"라며 우려하는 이들이 많았다. 정철영(74)씨는 "후원이 줄어 운영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여기는 형편을 따지지 않고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만약 사라지면 식비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최영진 사랑해 밥차 대표는 "이곳을 찾는 어르신들에게 밥 한 끼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그 주를 버틸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기반"이라며 "이용 인원은 계속 늘어만 가지만 물가 상승 탓에 체감상 후원은 지난해보다 30%가량이나 줄었다. 특히 가스비가 크게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주 이곳을 찾는 어르신들이 화·목요일을 합쳐 1천명이 넘는 만큼 이들을 위한 식사 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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