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시론] 연금 피크제, 가구당 상한제 도입 서둘러야

  • 김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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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4   |  발행일 2019-12-04 제31면   |  수정 2019-12-04
[영남시론] 연금 피크제, 가구당 상한제 도입 서둘러야
김기억 경북본사 총괄국장

국회예산정책처 홈페이지에는 2013년부터 국가채무시계가 작동되고 있다. 국가채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정부가 국채 등을 발행해 민간·해외 투자자에게 빌린 채무를 실시간으로 원 단위까지 알려준다. 3일 오전 10시30분 현재 우리나라 국가채무 총액은 736조757억원이다. 1초에 나라 빚이 199만원씩 늘어난다. 국민 1인당 부담해야 할 국가채무는 1천418만원이다. 국가채무와 국민 1인당 떠안아야 할 국가채무 모두 10년 전인 2009년(국가채무 360조원, 1인당 채무 723만원)에 비해 2배 가량 늘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8년 국가채무는 다시 지금보다 2배 가까운 1천490조6천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국가채무 증가 원인 한편에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이 자리잡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1일 발표한 ‘2019~2028년 8대 사회보험재정전망’에 따르면 올해 공무원연금 재정수지 적자는 2조2천억원, 군인연금 적자는 1조6천억원에 이른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028년 공무원연금은 5조1천억원, 군인연금은 2조4천억원으로 적자 폭이 두배 이상 급증한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적자는 모두 국민 세금으로 메워진다. 이들 연금 개혁이 시급한 이유다.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이들 연금의 개혁이 진행됐다. 보험요율 인상, 연금 지급률 인하, 연금 지급 시기 연장 등이 주요 골자다. 이 같은 수준의 연금 개혁만으로는 매년 수조원의 적자가 쌓이는 구조를 깰 수 없다. 초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연금 가입자 대비 수급자 비율이 매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현 정부는 2022년까지 공무원을 17만4천명 증원할 계획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민 세금 상당 부분을 이들 연금 적자를 메우는 데 사용해야 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연금 개혁 방안을 찾아야 한다.

가칭 ‘연금 피크제와 연금 가구당 상한제’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반 기업의 경우, 일정 연령(일반적으로 정년 60세일 경우 만 56세)에 도달하면 정년때까지 급여를 일정액 삭감하는 식의 임금 피크제를 실시한다. 연금 피크제는 일정 연령 이상이 되면 연금 지급액을 동결하거나 일정액을 줄이는 방식이다. 60·70대와 80·90대는 경제 활동량이 같을 수 없다. 못다쓴 연금이 저축이 되거나 자녀들의 용돈으로 쓰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 돈 중 상당액은 연금 지급액보다 적게 버는 국민들의 세금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연금 가구당 상한제도 필요하다. 본인은 교육장으로, 부인은 교장으로 정년 퇴임을 한 지인 부부는 매월 700만원의 연금을 받는다. 지인에게 연금을 다 쓸수 없겠다고 했더니 “손주 용돈 주고, 한달에 한 번 정도 부부가 함께 해외 여행 다니고 하면 남는 게 없다”고 했다. 개인이 모은 돈으로 풍족한 노후를 보내는 것을 탓할 순 없다. 연금 상당 부분이 국민 세금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특히 세금이 투입되는 연금의 지급액은 풍족한 노후가 아닌, 적정 수준의 노후를 보장할 정도여야 한다. 연금 가구당 상한제는 부부 교사·공무원·군인 또는 부부가 두가지 연금을 받는 경우 부부 합산 연금 수령액을 우리나라 한가구 평균 소득 수준에 맞추는 방식이다. 평균 소득을 초과하면 본인 납입액을 일시불로 받으면 된다. 현재 운동 선수의 경우 월 최고 100만원의 경기력향상 연구연금을 받고, 초과 분에 대해서는 평가 점수에 따라 일시불로 수령한다.

‘돈 먹는 하마’가 된 공무원·군인 연금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누구나 동의한다. 지금까지 수차례 개혁을 한다고 했지만,돌아서면 다시 개혁 이야기가 나온다. 개혁은 했는데 연금 적자 폭은 줄어들지 않는다. 임시 방편식 개혁은 이제 멈춰야 한다. 조금은 고통이 동반되더라도 제대로된 개혁을 해야 한다. 인구 절벽 문제까지 떠안아야 하는 미래 세대에게 더 이상의 짐을 지게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죄악이다.김기억 경북본사 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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