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행 애플리케이션 '대구트립(DAEGU Trip)' 캡처
대구시의 여행관련 공공 애플리케이션(앱) '대구트립(DAEGU Trip)'이 새해부터 운영을 종료한다.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됐지만 정식 운영한 지 2년여만에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된 것. '공공앱'의 한계와 맹점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영남일보 취재 결과, '대구트립'은 이달까지만 운영한 뒤 내년 1월 중 운영을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지 2년 7개월여 만의 운영 종료다.
'대구트립'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스마트 관광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2023년 4월 출시된 앱이다. 그간 대구시와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운영해왔다. 대구를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관광과 숙박, 교통, 체험 등의 여행 정보와 상품·서비스 등을 지원하는 다국어 통합 관광 플랫폼이다.
'대구트립'은 2024 아이어워즈에서 스마트앱 관광서비스 분야 대상을 수상하는 등 나름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여러가지 한계점도 함께 표출됐다. 민간 대형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고, 매년 투입돼야 하는 막대한 예산 문제 등이 그것이다. '대구트립'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선 매년 3억~5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한국관광공사와의 앱 운영 의무협약 기간(2023년~2025년)도 만료되면서, 더 이상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대구트립' 고도화 사업 및 유지관리비 등으로 2023년부터 올해까지 들어간 예산만 15억원 상당(국비 5억원 포함)이다.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트립 앱이 지역 관광명소를 홍보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서비스 종료가 아쉬운 측면도 있다"며 "하지만 연간 수억원에 이르는 운영 예산을 확보하는 게 어렵다. 수차례 검토 끝에 애매하게 앱을 운영하는 것보다 서비스를 종료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공무원은 "메타버스·공공앱·AI 등 정부가 한 분야에 관심을 두면 지자체에도 유행처럼 번진다. 지자체에선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구축하기도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막대한 초기 자본 투입에 앞서 추후 운영 문제에 대해서도 깊이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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