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총선 이슈 3題, 어떻게 생각하나요"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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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24   |  발행일 2020-01-24 제3면   |  수정 2020-01-24
설연휴 밥상머리서 가족간 갑론을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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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신고(위)와 대구시청 전경. 경신고 이전, 대구시청 후적지 개발 그리고 인근 지역과의 통합 공약은 4·15 총선때 해당 지역의 핫 이슈가 될 전망이다. 〈영남일보 DB〉

경자년(庚子年) 새해 처음으로 맞이하는 민족 대명절 설은 4·15 총선의 핵심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시기적으로도 선거가 석 달도 채 남지 않은 데다, 예비후보들이 각종 정책 공약을 잇따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이번 설 연휴 '밥상 여론'의 가장 큰 화두는 △지자체 통합 △수성구 경신고 및 남구 미군부대 이전 △대구시청 후적지 개발 등이 될 전망이다. 명절에는 전국 각지의 민심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여야 각 정당과 예비후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경신고 이전 '진실공방'…찬반 첨예대립도
경신고·미군부대 이전

기존에 있던 시설을 옮긴다는 것은 새롭게 건설하는 것보다 어려운 문제다. 이전을 찬성하는 의견과 반대하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이다. 대구에서도 '이전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그 대상은 수성구에 있는 경신고와 남구 미군부대다.

경신고 이전은 수성구을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예비후보가 처음 공약으로 내놓으면서 시발점이 됐다. 대구에서도 교육열이 가장 높은 수성구에서 이 같은 공약을 내세우자 주민들의 관심이 일제히 쏠렸다. 수성구갑의 자유한국당 이진훈, 정상환, 정순천 예비후보는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각각 성명서와 보도자료를 통해 "경신고 이전지로 거론되는 곳은 그린벨트로 묶여 해제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며 "재단 측으로부터 계획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상식 예비후보가 "재단 이사장과의 협의를 마쳤다"며 "내 말이 거짓으로 밝혀진다면 나를 고발해도 좋다"고 맞받아치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진 양상이다.

남구에서는 예비후보들이 '미군부대 이전'을 두고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중구-남구 지역구 한국당 도건우 예비후보는 "지역에 있는 미군부대 3곳(캠프워커, 캠프헨리, 캠프조지)을 모두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한다"며 '미군부대 통합이전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배영식 예비후보의 경우 "캠프워커 내 A-3비행장 서편 활주로 680m를 조기 반환시키겠다. 이 예산도 전액 국비로 지원받겠다"고 주장했다.

"도심 공동화 막겠다" 경제활성화 공약경쟁
대구시청사 후적지 개발

지난해 12월22일 대구시 신청사 건립지가 달서구 두류정수장 부지로 결정되면서 신청사 건립 방향과 중구 동인동 현 청사 이전 후적지 개발이 또 다른 이슈로 떠올랐다.

달서구병에서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한국당 강효상 의원(비례대표)은 최근 토론회를 여는 등 신청사 건립 예정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같은 당 김원구 예비후보도 이곳을 서대구 KTX역 등과 연계, 대구 최중심의 교통요충지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했다.

중구-남구지역 예비후보들은 시청이 떠나게 되면 자칫 나타날 수도 있는 도심공동화 현상을 막기 위한 공약을 내걸고 있다. 남구청장을 지낸 한국당 임병헌 예비후보는 시청 후적지에 '대구 근현대 학습·체험 복합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도건우 예비후보의 경우 DIMF(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최지에 걸맞은 뮤지컬 전용 극장을 건립하자고 주장했다. 배영식 예비후보는 최첨단 IT융합시설인 '달구벌 아트센터'(가칭)를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관광자원 개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 같은 공약들이 결국 '경제 활성화'로 귀결된다"며 "좋은 공약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실화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실화 가능성 낮은 '통합' 테마로 표심 자극
인접지역 행정구역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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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을 앞둔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예비후보들이 인접한 지역 간 행정구역 통합 공약을 연일 발표하고 있다. 이 같은 통합은 자연스레 해당 지역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돼 시민들의 표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대구 수성구갑 자유한국당 정순천 예비후보는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며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행정 통합에 긍정적이고 오는 4월 총선이 예정돼 있어 통합의 적기"라고 밝혔다.

경산시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한국당 이권우 예비후보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경산시와 수성구가 합치면 교육·산업·문화·주거 측면에서의 시너지 효과로 한강 이남 최고 명품 자치단체인 '메가시티(경산수성구)'가 탄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성구을에서 한국당 공천을 노리고 있는 권세호 예비후보는 수성구가 달성군 가창면을 흡수해야 한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2018년부터 가창면 초등학교 졸업생들이 수성구 중학교에 배치되는 등 교육은 이미 편입됐다는 이유에서다.

북구을의 한국당 황영헌 예비후보는 칠곡군 동명면을 북구로 편입해 지역 발전의 계기로 삼자는 주장을 펼쳤다. 황 예비후보는 "칠곡 동명면은 북구와 인접한 지역으로서 휴식처와 위성도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그에 따른 혜택은 적다"며 "북구 또한 팔공산에 가로막혀 발전이 멈췄다.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상태여서 동명면의 편입이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청사진을 냈다.

안동시에 출마하는 무소속 권오을 예비후보도 안동·예천 선거구 통합과 시민축구단 창단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안동과 예천은 지역적으로나 인적으로 생활·경제·문화가 융합돼 있다"면서 "안동·예천 통합을 위한 신호탄으로 '안동·예천 시민축구단' 창단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처럼 예비후보들이 연일 '통합'을 테마로 한 공약을 내고 있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선출 문제를 놓고 이해 당사자인 지역 정치인 간 합의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통합과 관련한 공약은 과거부터 줄곧 나오던 것이다. 지역 정치인들의 이해관계가 얽히다 보니 번번이 무산됐다"며 "다만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경우 이해 당사자인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는 만큼 진행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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