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살에 제빵 기능장이 된 윤수현씨, "내가 잘하는 것을 할 수 있어 즐거워요"

  •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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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29   |  발행일 2020-01-29 제14면   |  수정 2020-01-29

44살에 제빵 기능장이 된 윤수현씨, "내가 잘하는 것을 할 수 있어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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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기능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제빵집에서 수강생들에게 빵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좋은 재료를 써서 건강한 맛의 빵을 만들고 싶어요. 지금이 가장 행복해요."

23살에 빵 만드는 것을 배워 44살에 제빵기능장이 된 윤수현씨(여 ·48)는 찾아오는 손님에게 핸드드립 커피와 갓 구운 빵을 내놓는다. 대구시 북구 동암로 골목 어귀에 제빵 공방(곰 세 마리)을 시작한 지 2년째다. 작업실로만 사용하려던 이곳에 주문이 들어오고 제빵기술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 찾아오기도 한다.

20년 전에 빵집에서 일하는 여성은 거의 없었다. 학교 졸업 후 뭘 할까 고민하다가, 먹는 거 좋아하고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해 제빵학원에 등록했다. 제빵학원에서 빵 만드는 것은 다른 사람보다 훨씬 잘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케이크, 디저트류 등 만드는 것마다 인기였다.

이후 윤씨는 빵공장을 비롯해 대형마트, 작은 빵집 등 여러 곳에서 일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일한 지 7년째, 결혼을 하면서 일도 그만뒀다. 하지만 아이들을 키우면서 집근처에 있는 요리학원 강사일을 틈틈이 했다.

그러다가 제빵 기능장에 도전했다. 제과제빵 기능장은 기능사 자격을 취득한 후, 일정기간 같은 분야에서 종사한 사람만 시험칠 자격이 주어진다. 윤씨는 10년 경력을 쌓은 후 제빵 기능장에 도전했다.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하면서 준비하다보니, 하루에 두 시간정도 밖에 못 잔 날도 제법 많았다. 2018년, 윤씨의 나이 44살에 기능장 타이틀을 얻었다. 케이크 마스터, 제과 기능장의 명찰을 달게 된 윤씨는 당당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다.

"제가 좀 꾸준해요. 최선을 다하고, 뭔가 좋은 것이 있으면 열심히 배울 거예요. 돈을 따라가지도 않고, 쓰고 싶은 재료를 맘껏 쓸 수 있는 지금이 최고예요."

계명문화대 제과제빵 강사이기도 한 그는 오늘도 작은 골목 어귀에서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가끔 찾아오는 수강생들에게 빵 만들기를 가르치고 있다. 시민기자 조경희 ilikelak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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