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스피드퀴즈·장기자랑...우리에게 명절은 더 가까워지는 날"

  • 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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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05   |  발행일 2020-02-05 제13면   |  수정 2020-02-05
대구 북구 산격동 박선미씨 가족
"찍은영상 보고 친구들이 부러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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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 연휴때 박선미씨 가족이 스피드퀴즈 게임을 하고 있다. <박선미씨 제공>

설날은 한 해를 시작하는 첫 달의 첫 날로 명절 중 의미가 깊다. 최근 들어서는 설에 친지들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대부분 일찍 헤어진다. 예전처럼 윷놀이 등의 놀이를 하던 풍습을 보기 힘들다. 오히려 설이 시댁과 세대 간의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박선미씨(여·42·대구시 북구 산격동) 가족의 설은 특별하다.

박씨 가족은 작년 설날 윷놀이로 시작된 놀이를 추석 때는 '가족 오락관' 형식으로 좀 더 다양하게 바꾸었다. 가족의 반응이 좋아 올해는 설 1주일 전부터 꼼꼼히 계획을 세웠다.

설 전날 차례 음식을 마무리한 후 오후 6시부터 '가족 오락관'이 열렸다. 첫 번째 놀이는 '삼촌배 배틀그라운드전'이었다. 스마트폰 게임을 마흔넷의 삼촌부터 대학생·중학생 조카들, 초등 3학년 아들까지 총 10명이 참여해 개인·팀 전을 겨룬다. 삼촌의 찬조로 시상금까지 걸려 있다 보니 참여자들은 최선을 다한다. 여기저기서 탄식과 환호 소리가 들리면서 게임은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

배틀그라운드에 참여한 이지윤씨(23)는 "게임 시작 전부터 긴장한다"며 "초등 3학년 사촌동생에게 잡힐 땐 황당하기까지 하다"고 웃었다.

배틀그라운드전이 끝나면 장기자랑이 이어진다. 시작은 래퍼가 꿈인 복정수군(13)이 '메테오' '빌었어' 등을 선보였다. 거실에 조명이 반짝이고 대학생 누나들의 환호와 합창이 이어지면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만큼 열기가 뜨거워진다. 올해는 40~50대 고모들이 대학생 딸과 함께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를 선보여, 더욱 유쾌한 자리였다고 한다. 장기자랑이 끝난 후엔 본격적으로 팀을 나눠 게임이 시작되는데, 단어를 설명하고 맞히는 '스피드 퀴즈' 외에도 신서유기의 '코끼리 코 돌고 난 후 정확한 위치에 손가락 점찍기'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지현씨(25)는 "친구들에게 명절에 찍은 동영상을 보여주면 다들 놀라면서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명절날 다들 배꼽 빠질 만큼 웃는다"며 "우리 가족에게 명절은 마냥 즐거운 날이고 서로가 가까워지는 날"이라고 덧붙였다.

한영화 시민기자 ysbd4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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