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희 변호사의 청년과 커피 한잔] '비대면 사회' 권하는 세상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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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24   |  발행일 2020-04-24 제38면   |  수정 2020-04-24
코로나 사태 장기화…전세계 팬데믹 현상
마스크·손소독·손씻기 당연한 일상 변화
온라인 개학·재택근무·집콕 취미 '홈트족'
경기 위축 이어져 자영업·실업 문제 발생
일부 청년 유흥업소 등 일탈 안타까움도
바이러스 빠른 종식, 시민 모두 힘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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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청 직원들이 안심 칸막이가 설치된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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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강의가 시행 중인 경북대에서 임진규 식품공학부 교수가 동영상 강의를 촬영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1. 회사에 출근하면 카카오톡 등 SNS로 오늘 생 일인 사람을 확인한다. 그 중에 친숙한 지인이 생일이면 이내 전화를 걸어 코로나19로 인한 생사와 함께 안부를 확인하고 생일 축하를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생일주(酒)를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 대신 "코로나가 끝나면 얼굴 한 번 봐요"라는 말로 마무리를 한다.

#2. 법원이 긴 휴정기간에서 벗어나 재판을 재개했다. 하지만 재판이 재개된 법원의 모습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특히 대구경북 관할 내의 법원에서는 청사 출입 시 체온측정과 손 소독, 그리고 간단한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법정 출입도 정해진 시간에 따라 사건의 당사자들만 참석하도록 법정의 경위가 유도하고 있으며,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형사재판에서는 혹시 모를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피고인과 변호인의 거리는 사회적 거리 두기 만큼의 거리를 두고 재판을 진행함에 따라 재판 도중 피고인과의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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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현상이 발생하면서 우리의 일상도 많이 달라졌다. 이러한 일상의 변화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염성으로 인하여 비대면 사회가 형성되며 발생한 것으로 필자는 추론하고 있다. 그리고 비대면 사회의 활성화를 위해 자가격리와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우리나라뿐 아니라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플루언서(Influencer-SNS 등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자가격리(Self-Quarantine)' 및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와 함께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솔선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고 난 후의 사회는 코로나 사태 이전과는 분명히 다른 사회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전염병에 의한 패러다임 형성은 과거 흑사병이 창궐하였던 14세기에서도 있었다. 흑사병으로 인하여 유럽 인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사망자가 발생하였고, 이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구조적으로 만들었다. 흑사병이 소위 인류사에 있어서 티핑 포인트(중대 기로)를 만든 것이다.

코로나 사태 역시 티핑 포인트로서 비대면 사회를 등장시켰다. 그리고 비대면 사회의 등장과 함께 우리 일상에 변화를 준 요소들은 너무 많다. 외출을 하면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은 당연한 일상이 되었으며, 수시로 손을 소독해주는 것 역시 일상이 되었다.

코로나 사태와 초·중·고 및 대학의 개학 시점과 맞물리면서 집단감염의 우려가 높은 학교의 개학 시점은 모두 연기되었으며, 온라인 개학이라는 새로운 교육 환경도 만들어냈다. 직장인의 경우에도 재택근무 혹은 기업휴업(휴직) 등으로 인하여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러다 보니 부모와 자녀 모두 집에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났고, 삼식이(삼시세끼를 집에서 먹는 사람)란 단어까지 만들어졌다. 더불어 홈트족(홈트레이닝족의 준말)과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생활과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실제로 주변에 결혼한 친구나 동생들에게 물어보면, 개학 등의 연기로 인해 자녀들과 함께 매일 일상을 맞이하고 가족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져서 가족 간 행복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도 있는 반면, 삼식이와 함께 매일 새로운 놀거리에 대한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동안 보고 싶었던 드라마나 영화 등을 몰아서 본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린다.

모임·회식 등의 술자리와 외식 등에 대한 자제도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주말 밤이면 불야성을 이루던 대구 동성로 거리에 사람이 거의 없는 한산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유명 맛집의 기다림도 사라져 "드디어 식사를 했다"는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관혼상제에 대한 슬픈 이야기도 접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에 결혼을 예약해 두었던 대부분의 예비 부부들이 하반기로 결혼식을 미루었고, 하반기에 결혼식장을 잡기 위해 분주한 모습도 보인다. 무엇보다 슬펐던 것은 지인들의 부고 문자였다. 직접 찾아뵙고 슬픔을 나누어야 하지만, 혹시나 모를 감염 전파로 인해 가족장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제사도 집단 감염의 우려로 지내지 않고 있다.

비대면 사회는 경제에 있어서 많은 전환을 만들어냈다.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자영업자 등을 비롯한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실업자의 증가세도 심각하다. 전 세계적으로 공적자금 등을 투입, 경제회복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만 대면 사회가 갑자기 비대면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오는 경기 위축은 본질적으로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이 같은 코로나 사태와 비대면 사회의 형성이 장기화되고 코로나 블루(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우울증 등을 느끼는 현상) 등으로 인하여 청년들 중 일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등에서 일탈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유흥업소나 유명한 술집 등에 모여 불야성을 만들기도 하며, 상춘철을 맞아 인기 있는 관광지로 쏠림 현상도 나타나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전 세계적 코로나 팬데믹 현상 속에서 현재 우리나라는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기를 희망하며 지인 간 응원 메시지와 함께 다 함께 어려운 시기를 돌파해 나갈 수 있길 기원해본다.

조상희 법률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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