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포비아'가 확산되면서 현지 뿐만 아니라 동남아 여행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대구에서도 동남아시아 단체 여행 예약 건 취소가 나타나면서 지역 관광업계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구 북구에 거주하는 주부 박모(여·54세)씨는 고민 끝에 가족들과 함께 가기로 한 베트남 여행을 취소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사기 사건이 줄지어 발생하면서 동남아 전역에 대한 안전에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가족들과 논의 끝에 동남아시아 여행을 하지 않기로 했다. 즐겁기 위해 가려는 가족여행인데 조금이라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싫었다"며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동남아로는 당분간 여행가지 않을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캄보디아 포비아'가 확산되면서 현지 뿐만 아니라 동남아 여행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대구에서도 동남아 단체 여행 예약 건 취소가 나타나면서 지역 관광업계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일 리얼미터가 제보팀장 의뢰로 지난 21일 전국 18세 이상 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발생한 한국인 대상 범죄가 동남아 여행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응답자가 82.4%에 달했다.
특히 만 18~29세 청년층에서는 88.3%로, 다른 연령대보다 비율이 높았다. 캄보디아로 납치된 인원 중 청년층이 다수 있었던 것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캄보디아 포비아'가 커지는 가운데 대구지역에서도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여행 취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여행업계에 따르면 대구지역 A여행사에는 이번 달에 두 건의 동남아 여행이 취소됐다. 취소가 확정된 투어는 각 15명, 8명의 단체여행 건으로, 현재까지도 동남아 노선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대구지역 B여행사 역시 관광객들이 내달 4일 24명이 함께 출발하는 캄보디아&베트남 패키지 단체여행을 끝내 취소했다. 대신 여행사에서 여행지 변경을 제안했고, 항공값 수수료를 여행사가 부담하기로 한 뒤에야 다른 여행지로의 단체 여행을 확정했다.
지역 여행업계 관계자는 "캄보디아 사태로 인해 다른 동남아 국가도 좋지 않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캄보디아 사태 이후 거의 매일 동남아 여행을 예약한 고객들이 불안감에 떨며 여행사로 전화가 오고 있다"며 "베트남, 대만 등은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음에도 여행을 취소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보니 여행사 입장에선 신경쓰일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항공업계도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역 항공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노선과 관련해서 현재까지 뚜렷한 예약률, 취소율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캄보디아 사태'에 분노하는 가운데, 대부분은 동남아 여행을 가지 않겠다는 기조를 보였다.
동성로에서 만난 시민 한모(34·대구 동구)씨는 "캄보디아를 방문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미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 한국인을 납치해 캄보디아로 데려간다는데, 동남아 어디가 안전하겠느냐"며 "이번 사태가 제대로 해결되기까지 당분간 동남아는 가지 않을 예정이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지난 16일 0시부터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인 '여행금지'를 발령했다. 여행금지 지역은 캄폿주 보코산 지역·바벳시·포이펫시 등이다.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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