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전력폭증시대, 원전 건설을 여론조사로 정한다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9일 열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적용기간 2026~2040년) 첫 총괄위원회 모두 발언을 통해, "11차 전기본에 포함된 신규 원전은 국민 여론조사와 토론회를 거쳐 조기에 결론을 내리고 12차 계획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11차 전기본(2024~2038년)은 2037~2038년 도입을 목표로 설비용량 1.4GW급 대형 원전 건설 계획을 담고 있으며, 올해 초 확정됐다.
김 장관의 발언은 표면적으로는 국민 참여와 민주적 절차를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중대한 에너지 정책을 여론조사라는 단기적 지표로 결정하겠다는 것은 정책의 책임성과 일관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다. 에너지 정책은 전력수급 안정성, 산업 경쟁력 등 전문적인 사안들을 고려해야 한다. 전문성과 미래지향적 시각이 필요한 에너지 정책을 설문 문항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여론조사에 맡기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더구나 원전 2기 도입은 전문가 검토 등을 11차 전기본에 포함된 국가 계획이다. 이를 1~2년 만에 다시 여론에 따라 뒤집을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것만으로도 국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은 무너진다. 정부가 오락가락 하면 기업들은 투자계획을 수립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특히 지금은 인공지능(AI) 고도화, 초대규모 데이터센터 확장, 전기차·배터리 산업 급성장 등으로 인해 전력 수요가 과거 예측치를 훌쩍 뛰어넘는 속도로 폭증하고 있다. 이 같은 전력 폭증에 신규 원전 건설로 대비해야 한다는 것은 정설이다. 이재명 정부가 탈원전이 아니라 에너지믹스를 내걸고 있는만큼, 하루라도 빨리 신규 원전 건설 절차를 시작하는 게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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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 위기는 곧 경제·사회 위기, 피해 줄일 대응 서둘러야
대구경북지역에서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6년간 기후 변동성으로 사라진 잠재적 부가가치가 44조원(대구 13조원, 경북 31조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개최한 '2025 대구·경북 금융경제 세미나'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매년 잠재적 부가가치 손실액은 대구 약 8천100억원, 경북은 1조9천억원이다. 연구 결과, 날씨가 단순히 더워지는 것보다 계절의 변동성이 커지는 게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별로는 대구는 서비스업 피해가 전체의 약 70%를 차지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경북은 전기·전자 및 정밀기기 제조업, 비금속광물 및 금속제품 제조업의 피해가 컸다.
대구경북지역은 이미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폭우, 잦아진 대형 산불 등으로 매년 막대한 인명 및 경제적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 3월에도 경북 5개 지역을 초토화한 초대형 산불로 인명·산림 피해가 엄청났다. 이처럼 눈에 보이는 피해를 넘어 산업 생산성도 끌어내린다. 한국은행의 '기후위험지수'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이상기후는 발생 약 12개월 뒤 산업생산 증가율을 0.6%포인트 깎아내렸다.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2100년 국내총생산(GDP)이 21% 감소할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기후 변화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경제·사회적 측면에서도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중대변수가 됐다.
기후 위기가 곧 경제·사회 위기라는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인명·재산 피해, 산업 생산성뿐만 아니라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노력을 게을리할수록 치러야 할 대가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시간이 별로 없다. 때를 놓치면 지역경제와 사회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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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고용률 19개월째 하락…미래가 흔들린다
청년층 고용 한파가 갈수록 악화하는 양상이다. 청년층 고용률은 19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30대 인구도 역대 11월 가운데 최대 규모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어제 내놓은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천904만6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2만5천 명 늘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올 들어 꾸준히 10만 명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겉보기에 그럭저럭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지표를 한 꺼풀 벗겨보면 취약한 고용 현황의 이면이 드러난다. 전체 상황이 좋아 보이는 건 60세 이상 고용이 33만 명 증가한 영향이 크다. 일종의 '착시현상'이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4.3%로 작년보다 1.2%포인트 떨어지며 19개월째 내림세다. 여기다 우리 경제의 허리 격인 30대 실업자는 3만8천 명(29.7%) 늘었고, 실업률도 0.7%포인트 급등했다. 지난달 30대 '쉬었음' 인구도 31만4천 명에 달했다. 청년층 위주로 고용이 계속 얼어붙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청년층 고용 절벽이 이어지면 국가 성장 동력이 둔화하고, 우리 사회의 미래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청년층 취업난은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지만, 궁극적으론 좋은 일자리 부족 탓이 크다. 실제로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달 4만1천 명이 감소하며, 17개월 연속 하락한 점이 그 방증이다. 정부와 여당은 우리 사회의 현안인 '정년 65세 연장' 추진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청년 일자리를 한 개라도 더 만드는 게 급선무이다. 노동 개혁과 과감한 규제 혁파로 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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