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 하늘길을 열어 경북의 미래를 짓다

  • 이남억 경북도 공항&투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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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27 06:48  |  수정 2025-10-27 06:50  |  발행일 2025-10-27
이남억 경북도 공항&투자본부장

이남억 경북도 공항&투자본부장

경북도는 대한민국 제조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포항철강산업단지·안동바이오클러스터 등은 반도체·디스플레이·첨단 신소재·바이오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산업의 생산품이 세계 시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류'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경북 내륙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대부분 인천국제공항이나 부산항을 통해 수출된다. 하지만 인천공항까지는 최단 3시간 30분, 교통 체증 시 6시간 이상 소요되는 등 시간과 비용부담이 크다. 부산항 역시 최근 항만 적체와 물동량 증가로 인해 원활한 수출이 쉽지 않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제조업의 물류비 비중은 매출액 대비 7.5%로 독일(5.5%)·일본(5.8%)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다. 이로 인한 경쟁력 손실은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한다. 경북은 내륙에 위치해 항만이나 공항과의 접근성이 떨어져 '물류의 섬'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2022년 기준 경북지역 수출 80% 이상이 인천공항과 부산항을 통해 이뤄졌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류비와 시간 비용은 경북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가져온다.


경북이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주도권을 쥐려면 자체적인 항공물류 허브가 필수적이다. 경북은 언제까지 인천·부산 등 타 지역 공항에 경제의 생명줄을 맡길 것인가?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 우리만의 하늘길 없이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가? 2021년 글로벌 공급망 위기 당시 국내 주요 제조기업들이 물류 차질로 인해 수조 원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경북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이처럼 공급망의 안정성과 신속한 물류는 지역 경제의 생존과 직결된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신공항은 단순히 여객기가 뜨고 내리는 곳이 아니다. 경북의 모든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거대한 '플랫폼'이다. 국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신공항 건설로 연간 2조 원 이상의 경제효과와 2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또 항공물류단지와 MRO(항공정비)는 물론 드론·UAM(도심항공교통) 등 미래 항공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경북은 대한민국을 넘어 동북아 항공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


안동의 백신·구미의 시스템반도체·포항의 첨단 신소재가 신공항을 통해 골든타임 내 세계로 수출되는 미래에 신공항을 중심으로 한 산업 생태계는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의 인구 유출을 막는 역할도 할 것이다. 인천공항 인근 경제자유구역의 경우, 2023년 기준 1천500여 개 기업이 입주해 10만 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경북 역시 신공항을 중심으로 한 경제특구가 조성되면 유사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신공항 건설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미래를 위한 투자를 외면한다면 우리는 다음 세대에 무엇을 남길 수 있겠는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곧 도태로 이어진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꺼져가는 지방의 불씨를 되살릴 백년대계(百年大計)다. 신공항 건설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며, 경북 100년 미래를 결정짓는 첫걸음이다. 이제는 모두의 의지를 모아 대구경북의 하늘길을 열고 미래로 힘차게 비상할 때다. 대구경북이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심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하늘길' 개척의 결정적 순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남억 경북도 공항&투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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