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상대 성 착취물 영상·사진 등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을 최초로 개설한 것으로 알려진 '갓갓'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3월 피해자 중 1명이 성폭력상담소에서 자신의 피해사실을 털어놓은 뒤 해당 상담소가 이를 경찰에 수사의뢰하면서 수사를 진행한 지 1년 2개월여만이다.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갓갓'으로 알려진 A씨(24)에 대해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11일 신청했다. 경찰은 A씨를 갓갓으로 특정해 지난 9일 소환 조사했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갓갓이라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갓갓은 '박사방'을 운영했던 조주빈(24)보다 먼저 텔레그램에서 성착취물 공유 대화방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암호화폐 등 내역이 남는 방식이 아닌 구매자추적이 어려운 '문화상품권' 등을 이용해 대화방 입장료를 받았다. 또 7개월 전 잠적하면서 관련 증거도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경찰이 그동안 신원을 특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그는 잠적 이후 올 1월 박사방에 입장한 뒤 "난 절대 잡히지 않는다"라며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다. '갓갓'은 박사방을 운영해 온 조주빈과는 별다른 연관관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갓갓' 검거로 인해 디지털 성 착취물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경찰 수사도 대부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7일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갓갓을 마지막 남은 중요한 피의자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갓갓 수사가 종결된다고 하면 지금까지 문제가 된 사건들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은 갓갓 외에도 조주빈이 공범으로 언급한 대화명 '사마귀'에 대해서 실체를 확인하고 있다. 현재 조주빈의 공범으로 지목된 대화명 '부따' 강훈(18)과 '이기야' 이원호(19)는 모두 검거됐지만 '사마귀'만은 여전히 검거되지 않았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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