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2> 대게 요리의 모든 것 '바다랑 대게'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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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5   |  발행일 2020-05-25 제12면   |  수정 2021-06-23 17:42
포항물회와 대게 환상의 만남 '대게물회' 시원하면서도 새콤달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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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랑 대게 전경. 수족관에는 대게와 홍게, 신선한 해산물로 채워져 있다.


모든 여행에 빠질 수 없는 코스가 있다. 바로 식도락이다. 특히 호미곶을 방문할 계획이면 한 번쯤 대게를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구룡포항은 전국에서 생산되는 대게의 70%가량을 위판할 정도로 국내 최대 대게 집하장이다. 그만큼 싱싱하고 비교적 싼 가격에 대게를 접할 수 있다.

구룡포항 인근에 취급점들이 몰려 있지만 호미곶 주변에도 꽤 많은 대게 전문점이 자리 잡고 있다. 대게요리는 특성상 차별성을 갖기가 쉽잖다. 때문에 이색 메뉴를 개발한 곳들이 더러 있다.

'바다랑 대게'란 상호를 사용하는 이 음식점도 그중 하나다. 이곳에선 포항의 별미 중 하나인 물회와 대게를 하나로 합쳤다. 이른바 대게물회다. 수증기로 찐 대게 다리를 일일이 손질해 물회처럼 내놓는다. 냉동보관하지 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그때 작업한다. 맛을 살리기 위한 수고스러움이다. 구룡포 토박이인 안정민 대표가 30년 이상 수산업에 종사한 아버지로부터 배운 교훈이 바로 근면이다. 근면과 성실이 가훈이자 장사의 노하우인 셈이다.

대게를 고르기 위해 수족관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이 시기 보기 드문 국내산 대게가 눈에 띈다. 대게는 11월부터 5월 말까지 어획 기간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살이 덜 찬 대게가 잡히는 만큼 이맘때는 조업량이 확 준다. 대게는 살이 얼마나 찼느냐에 따라 상품가치가 확연히 달라진다. 속살이 꽉 찬 박달대게가 특등품으로 취급받는 이유다. 6월부터는 수입품이나 홍게가 국내산 대게의 자리를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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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물회와 기본 차림상. 대게 물회에 들어가는 다리살은 식당에서 직접 손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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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의 모습이 길쭉하고 대나무 마디를 닮은 대게. 국내산 대게는 껍질이 얇고 살이 많으며 맛이 담백한 게 특징이다.

기본 차림상이 푸짐하다. 소라와 새우, 땅콩, 브로콜리, 메추리알, 나물, 미역, 꽁치, 도토리묵, 야채전 등 기본에 충실함을 엿볼 수 있다. 해삼과 멍게, 전복, 돌문어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해산물은 신선함이 생명이다.

갓 쪄서 나오는 대게의 속살은 달큼하다. 입속에 들어가자마자 부드럽게 녹아든다. 홍게의 짭조름한 맛과 확연히 구분된다.

게장도 별미다. 게딱지에 밥을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다른 양념 없이도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얼큰한 대게 매운탕은 덤이다. 포항에선 회를 먹으면 매운탕이 나오는 것처럼 서비스로 제공된다.

대게물회는 시원하면서 새콤달콤하다. 포항물회를 따로 즐길 시간이 없다면 괜찮은 선택지다. 다만 대게 맛이 초고추장의 강한 맛에 희석되는 점이 못내 아쉽다. 라면에 대게를 넣어 먹는 호사(豪奢)도 이곳에선 가능하다.

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 : 포항시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해맞이로150번길 7. 운영시간 매일 오전 9시30분~밤 10시.

▶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대게물회, 대게라면 등 메뉴 구성이 특색있는 곳. 해산물이 신선하고 음식 나오는 시간도 적절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주방과 테이블, 화장실 등 위생상태도 우수.

▶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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