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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재 〈거리공연가 '삑삑이'〉 |
예술은 대중의 삶에 있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할까. 그리고 그 비중은 어떤 척도로 정할 수 있을까.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나의 관점에서 예술이란 삶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예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예술을 영양소로 비유하자면 단백질이나 탄수화물, 지방 같은 필수영양소라고 생각했지만 나의 생각은 전환점을 맞이했고, 결론적으로 예술은 대중에게 필수영양소가 아닌 '비타민 같은 존재'라는 새로운 관점이 생겼다.
오래 고민해 볼 것도 없었다. 당장 생계지원자금 카드가 필요하지 대극장 뮤지컬 VIP석을 예매할 수 있는 회원카드가 필요하진 않았고, 어느 기관에서 어떤 방식으로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지가 중요하지 어느 영화관에서 어떤 영화가 상영되고 표값이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공연장과 전시장에 사람들이 모여들면 자연스럽게 '이 시국에?'라는 말이 나왔다. 이처럼 지금의 대중은 문화예술 활동 자체를 비타민의 과다 섭취, 삶 속에서 본다면 무리하게 예술의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관점을 바꿔본다면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왜냐하면 공연장과 전시장에 가지 않더라도 예술은 생활 곳곳에 아주 미량이지만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식당 아주머니들이 수저를 닦으면서 보는 아침 드라마, 출근길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쉬는 시간에 짬내서 보는 웹툰까지. 미량이지만 어느 정도 예술적 비타민이 보충되기 때문에 당장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간접적인 소량의 예술 섭취는 실제 비타민과 마찬가지로 결핍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지금 당장이라고 얘기하기는 힘들지만, 건조하고 단조로우며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예술이라는 비타민을 찾아야 할 시기가 반드시 올 것이고 꼭 필요하다는 생각도 한다.
그런 점에 있어서 우리가 비타민을 섭취해야 할 시기를 대비해 바라는 점을 얘기해 보고자 한다. 생각보다 간단명료하다. 다양한 비타민을 다양한 방법으로 섭취해보길 권장한다. 쉽게 말해서 대극장뮤지컬, 멀티플렉스 영화, 아이돌 콘서트도 좋은 예술의 섭취라고 볼 수 있지만 가끔은 음악클럽의 인디밴드공연, 소극장 연극, 작은 갤러리의 전시회, 거리의 광대공연 등의 다양한 예술을 접하면서 균형 있는 예술소비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두 달간의 연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전할까 한다. 가볍게, 즐겁게, 편안하게 필자의 글을 봐주었으면 한다. 마치 한겨울 소파에 앉아 귤을 까먹으며 비타민을 보충하는 것처럼 말이다.
정호재 〈거리공연가 '삑삑이'〉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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