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코로나 시대, 도서관의 고민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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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9 07:57  |  수정 2020-07-09 08:01  |  발행일 2020-07-09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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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혜〈고산도서관장〉

공공도서관은 지식과 정보를 얻는 곳일 뿐만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고 소통하는 커뮤니티 공간이다. 실제로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각종 프로그램에는 지역주민들이 참여해 문화적 경험을 나누고 공동체의 소속감을 키우는 측면이 많이 고려돼 있다.

그런데 예전처럼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마음 놓고 누구를 만날 수도 없는 전례 없던 저간의 상황은 도서관의 업무도 곤혹스럽게 했다. 이런 실정 아래 도서관의 적절한 대처방안을 모색하던 과정에 당장 기존 프로그램들의 운영 방식을 재고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휴관이 거듭 연장될 때 사회 전 영역에는 비대면 문화가 대안으로 확대되고 있었다. 공공도서관의 대책 역시 같은 방향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강사들을 초빙해 진행해오던 대표적인 강의 프로그램들을 우선 온라인서비스로 전환하자는 아이디어가 채택됐다. 문제는 평소 풍부하게 다뤄지던 주제들이 최소한의 장르로 제한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다행히 상황이 나아지고 조금씩 정상화를 향해 가고는 있지만, 어떻게 종전처럼 이용자의 지적·문화적 욕구에 합당한 활기 있는 대응 방안을 찾을지가 여전히 당면 과제다.

현재 다시 신청자들과 대면 방식으로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안전 문제 우려로 참석자는 소수로 줄었다. 그렇다고 적극적인 홍보를 해야 할 상황도 아니다. 이 시점에 과연 어떤 프로그램이 어디까지 필요할지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 이전처럼 많은 인원을 전제로 양적 면을 고려하던 때와는 달리 소수의 참여자라도 효용 측면에 기준을 두고 생각하게 된다. 최근 고산도서관은 지역의 정보취약계층을 찾아가 소통 단절이나 격차 해소 문제에 더 관심을 두고 접근하고 있다.

작년에 양성한 독서치료사들을 대상으로 한 차례 심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같은 차원에서다. 이들은 '마음약방 활동가'로서 지역 내 필요한 곳에서 재능복지서비스를 나누고 소통의 계기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또 디지털 확산 시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대에게 적응능력을 높여 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마련했다. 아직은 이용자의 참여도 홍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 같은 프로그램들의 효용성을 믿고 계속 추구해갈 것이다.
서명혜〈고산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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