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휘태(전 안동시 공무원)...신의 선물 1천270억t

  • 이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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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06   |  발행일 2020-08-07 제21면   |  수정 202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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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태전 안동시 공무원

우리나라 1년 강수량의 60%가 6~8월 장맛비로 집중해서 내린다. 남한 면적 10만㎢에 연간 1천270㎜의 비가 내리므로 1천270억t이 된다. 인간 뿐만 아니라 동식물 모두가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생명의 근원이다. 그러므로 빗물은 신이 내려주는 선물이요, 만물이 살아갈 수 있는 신비한 생명체이다. 그런데 이 고귀한 선물을 받자마자, 3분의 1인 400억t을 그냥 바다로 흘려보내고, 돌아서면 또 가뭄타령을 한다.


남은 870억t도 치수를 잘못하여 수질이 오염되고, 물 이용 방식도 고비용저효율로 자충수를 두고 있다. 500t은 지하로 스며들고, 나머지 370억t을 농업·공업·생활용수로 이용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자연법칙에 어긋나는 치수를 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으로 물은 고지대에 저장해야 사방으로 흘러내리면서 드넓은 농경지로 분산시켜 이용하고, 하천으로 흐르면서 산소, 수초와 호흡하며 스스로 맑아진다. 이같은 선순환작용을 반복하며 하류로 흐르면서 전 국토에 골고루 지하수가 스며들고, 어디서나 맑은 물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중국의 양쯔강 홍수로 140여명이 사망하고 3천800만명이 대피하는 준전시상태이며, 일본도 규수지방 홍수로 70여명이 사망하고 국토가 초토화 되고 있다. 유럽은 대지가 갈라지는 500년 가뭄으로 지하수까지 마르고 있다. 지난봄 캘리포니아, 호주, 유럽 등은 대형 산불로 도시가 불타고, 광활한 대자연이 소실되었으며, 13억마리의 야생동물이 타죽었다. 대한민국도 홍수·가뭄·산불위험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모두가 치수방식을 다시 설계해야 극복할 수 있다.


첫째, 빗물을 전 국토에 균등하게 분산저장 해야 한다. 둘째, 빗물을 고지대에 저장하여 홍수에는 급류를 막아주는 저류기능을 하고, 가뭄ㆍ산불에는 적시에 급수기능을 해야 한다. 셋째, 최대한 소규모로 여러 곳에 저장해야 한다. 넷째, 하천은 최상류에 댐이나 하류로 농업용수 정도의 낮은 보에 저수해야 한다. 다섯째, 하천이나 강의 본류는 댐이나 높은 보로 막아서 물 흐름을 정체시키면 안 된다. 여섯째, 지하수(관정)는 빗물을 이용할 수 없는 특별한 경우에만 이용해야 한다. 일곱째는, 중금속이나 미량유해물질 산업체는 하류지역으로 이전(신설)해야 한다. 여덟째는, 녹색 댐이라고 부르는 숲은 바닥의 낙엽을 제거하고, 파형을 만들어서 180억t에 달하는 저수량을 확보해야 한다.


전 국토에 어떻게 분산배치 해야 될지 마스터플랜을 보면, 지상에 남은 370억t은 기존의 댐과 저수지를 보완하고, 홍수로 떠내려간 400억t은 250개 시·군·구에 50만t(300m×300m×5m) 규모의 저수지 320개씩 배분하면, 1개 읍·면·동에 2개 정도 건설하면 된다. 지형에 따라서는 3~5개 이상씩 소규모로 나누어 건설해도 된다. 우리나라는 70%가 산이므로, 계곡을 다단계로 막으면 저수지 만들기가 쉬우며, 소량으로 나누어 분산시킬수록 물이용 효과는 더욱 좋아진다는 것을 잘 이해하여, 지역별로 충분한 수량을 확보해야 한다.


신이 내리는 선물은 이 세상의 만물이 소생하라는 뜻인데, 우리 인간들 마음대로 독점을 하고 오염을 시키며, 자연의 섭리를 거역하는 오만함을 계속한다면, 머지않아서 대재앙이 닥칠 것이다. 이미 그 신호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성서에서 계시하듯 물과 불은 이 세상의 근원이므로, 하나의 가역싸이클로 지혜롭게 잘 다스려야 자연과 인류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 지금 하늘에서 내리고 있는 1천270억t의 빗물은 대한민국의 축복이요, 소중한 생명이다.
김휘태<전 안동시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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