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삶이 연극이다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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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05  |  수정 2020-08-05 08:21  |  발행일 2020-08-05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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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재 〈거리공연가 '삑삑이'〉

대학 시절 교수님께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연극(공연)적인 것을 응용하면 망하지 않는다"라는 말씀을 했다. 그때 나는 혹시나 다른 일을 하게 되더라도 안 망하는 방법은 알았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예시를 들어볼까 한다.

먼저 공연장에 가서 연극을 보는 것을 상상해보자. 관객이 공연장으로 들어온다. 아기자기하고 디테일한 무대에 감탄하며 자리를 찾아 앉게 된다. 예쁜 무대와 어울리는 조명들로 빛을 비춰 놓으면 화려함은 배가 되고 관객들은 기념사진을 찍으며 공연을 기대한다. 공연 전 나오는 하우스 음악은 어떤 공연일지 상상하게 하고 공연의 몰입을 올려 줄 준비를 하게끔 한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하우스 매니저가 안내사항을 알려주고 어떻게 하면 잘 관람할 수 있을지에 대한 팁을 줌과 동시에 분위기를 띄워 관객들을 흥분시킨다. 주연배우들이 나와 공연이 시작되고 관객은 즐긴다. 어떤 이는 감동을, 어떤 이는 전율을 느끼면서 막이 내린다. 관객들은 여운을 가지고 공연장을 빠져나오고 '다음에도 또 보러 오겠다'라고 생각한다. 좋은 공연을 보러 가게 되면 흔히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된다.

자, 이제 공연장에서 음식점으로 장소만 변경해 보자. 손님이 음식점으로 들어온다. 내부는 아기자기하고 디테일한 인테리어로 돼 있어 감탄하며 자리에 앉는다. 내부 장식과 어울리는 조명을 통해 매장은 한층 더 빛이 나고 그런 매장에서 포토타임은 계속된다. 음악을 들으면서 분위기에 취하고 음식을 기대하게끔 한다. 종업원의 친절한 응대를 통해 메인메뉴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게 되고 맛있는 음식이 나오면 행복한 식사를 즐기게 된다.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음에 또 와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슷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물론 망하지 않는 것에 대한 전제는 훌륭한 주인공에게 달려있다. 아무리 무대가, 조명이, 음악이 좋아도 주연배우가 '발 연기'를 하고 연극내용이 산으로 가는 구조라면 다시는 공연장을 찾지 않게 된다. 음식점도 맛이 없으면 다시는 찾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당신이 기본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면 그다음 단계는 연극적인 요소들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삶이 연극이고 연극이 삶인 것 같다. 오늘도 나는 기본을 준비하러 간다. 삑삑!

정호재 〈거리공연가 '삑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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