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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재(거리공연가'삑삑이') |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은 물론 야외로 나가는 것도 쉽지 않은 요즘,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거리공연가의 여행을 소개하려 한다.
거리공연가의 캐리어는 공연 용품들로 가득하다. 그 외 세면도구, 속옷, 양말, 공연 의상 안에 입을 옷, 잠옷이 전부다. 거리공연가는 언제든지 공연할 수 있는 분장 상태로 다니기 때문에 다른 옷이 딱히 필요하지 않다. 공항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하기 위해 첫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만 일반적인 복장이다. 환전도 최소한의 돈만 한다. 나라당 10만원 정도.
어쨌든 이렇게 여행이 시작되고 동네를 돌아다녀 본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몇 주까지 보게 되는 이웃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다. 분장을 하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동네 사람들은 놀라기도 신기해하기도, 즐기기도 한다. 며칠 지나게 되면 자연스레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된다. 이렇게 동네에서부터 여행지의 적응이 시작된다.
거리공연할 곳을 찾아 번화가, 광장, 관광지를 돌아다닌다. 대부분의 좋은 공간들은 거리공연이 이뤄지고 있다. 순서를 기다려 거리공연을 한다. 물론 허가를 받아야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그렇게 공연을 하게 되고 관객들에게 팁을 받는다. 거리공연가는 여행에서 수익을 창출한다. 이것이 바로 환전을 많이 하지 않는 이유다. 10만원이란 돈을 환전하는 이유는 외국에 도착하자마자 발생하는 교통비와 비상금 정도다. 이렇게 거리공연가는 하루 종일 여행지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과 웃고 장난치고 행복을 전하다가 공연이 가능한 곳에서 공연을 하며 하루를 즐긴다.
여행에서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전날부터 SNS를 검색해서 맛집을 알아놓는다. 점심이나 저녁은 공연에서 번 돈으로 행복한 한 끼를 즐긴다. 물론 분장을 한 채로. 편하게 밥을 먹지 왜 그러나 싶겠지만, 분장하고 그 맛집에서 밥을 먹으면 거리공연가는 그 맛집의 스타가 된다. 가장 좋은 점은 인상 깊은 모습으로 인해 손님이 넘쳐나는 그 맛집을 두 번만 가도 나는 단골이 된다. 알아봐 주고 인사도 나누며 심지어 서비스를 주는 곳도 있었다. 분장을 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지 않은가. 숙소로 돌아와 하루를 정리할 때면 오늘의 모든 일이 거리공연가의 공연데이터가 된다. 여행과 동시에 성장하는 것이다. 이런 행복한 직업이 있을 수가! 오늘도 행복에 소리를 질러 본다. 삑삑!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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