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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호석〈극작가·연출가〉 |
하나의 공연을 만드는 데는 상당히 많은 예산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새로운 공연을 만들 계획을 세울 때 여러 가지 사항들을 점검해보게 된다. 다른 공연이 아닌 이 공연을 만드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인지를 확신하기 위한 단계를 거치는 것이다.
먼저 가고자 하는 작업의 방향성과 일치하는 작품인지를 확인한다. 필자는 다양한 장르의 협업을 중요한 작업의 방향으로 잡고 있다. 그래서 주로 뮤지컬을 연출했지만, 기회가 왔을 때 오페라도 연출했고, 판소리를 공부하기도 했다. 경험해보지 못한 장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나면 적극적으로 작업에 참여하려고 애썼다.
새로운 작업인지도 중요한 조건이 된다. 제목과 내용이 다르다고 해도 형식적으로 별로 달라지는 점이 없다면 필자는 같은 작업이라고 느낀다. 새로운 작품을 구상할 때 어떤 형식적 변화를 줄 것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이야기는 고전과 역사 속에 넘치도록 많이 있다. 그것을 현재에 맞는 형식에 담아낼 수만 있다면 할 수 있는 작업은 무궁무진하다. 같은 이야기도 다른 형식으로 담으면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가 된다.
작업 도중에는 실패가 겁나서 안전한 방법만을 선택하지는 않는지 점검한다. 사람들에게 멋진 결과물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은 예술가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너무 몰두하다 보면 내가 잘하는 방식, 이미 검증된 방법만으로 작업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당장은 매끄러운 결과물을 만들 수 있지만 길게는 성장이 없는 예술가가 되고 만다. 익숙하지 않은 방식을 택하면 완성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반복해서 작업하다 보면 기술적 완성도가 생기게 될 것이고, 예술가는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카드를 하나 더 얻게 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다양한 표현양식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예술가가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이 예술적 성취를 얻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참여자들이 단 한 사람의 예술적 성취를 보조하는 역할만 하게 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작업에 참여하는 예술가 모두가 작더라도 자신만의 도전과 성취를 이루도록 돕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오늘 하루 차분하게 이러한 기준들을 가지고 지금의 작업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손호석 〈극작가·연출가〉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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