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몇가지 행사를 제안하며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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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28  |  수정 2020-08-28 08:08  |  발행일 2020-08-28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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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석 〈극작가·연출가〉

코로나로 인해 무엇인가를 계획한다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지는 요즘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욱 힘을 내서 내일을 상상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청년 예술가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행사 몇 가지를 제안하면서 두 달간의 글쓰기를 마치려 한다.

먼저 청년예술가들의 축제를 제안한다. 장르별로 나열하는 것은 차별화가 되지 않으니, 하나의 이야기 주제를 정해서 여러 가지 장르로 표현하는 축제를 제안하고 싶다. 예를 들자면 1회는 심청가, 2회는 리골레토, 3회는 리어왕 이런 식으로. 공연의 길이가 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세상을 뒤집어놓은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뮤직비디오 길이는 겨우 4분13초다. 이미 잘 알고 있는 이야기를 주제로 삼는다면 이야기 전달에 대한 부담은 줄고 형식적 변화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무용, 판소리, 뮤지컬, 미술 작품, 오페라 아리아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하나의 주제를 표현하는 축제. 공공 극장에서 공간과 예산을 만들어 청년 예술가들에게 제안한다면 아마도 그곳은 그해 가장 핫한 극장이 되지 않을까?

대구예술발전소에서 2주 정도 전국과 해외의 청년예술가들을 초청해 레지던시 축제를 열면 어떨까? 대구예술발전소는 입주작가 제도를 운영 중이다. 매년 예술가들을 선정해 창작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예술가가 생활하고 결과물을 준비하는 공공시설이 매우 부족한 우리 도시의 현실을 생각할 때 매우 반가운 사업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상반기 입주작가와 하반기 입주작가가 교체되는 시기에 전국의 예술가와 해외 예술가에게 레지던시 공간을 제공하면서 우리 지역의 청년예술가와 교류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청년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포럼을 좀 더 많이 진행했으면 좋겠다. 최근 여성예술가들의 큰 고민 중 하나인 육아와 작업의 병행에 대한 포럼이 진행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주 훌륭한 행사라고 생각한다. 청년예술가들이 발언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청년예술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정기적인 모임이나 행사로 청년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들이 마련되면 좋겠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진행하면 분명히 큰 변화들이 있을 것이다.

손호석 〈극작가·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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