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대구독립운동기념관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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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08  |  수정 2020-09-08 07:49  |  발행일 2020-09-08 제20면

백수범
백수범〈변호사〉

국립묘지에 누가 묻혀 있는지를 보면 그 나라의 정신을 알 수 있듯, 지역에 어떤 기념관이 있는지를 보면 그 지역의 정신을 알 수 있다.

1907년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 의열단 전신으로 1910년대 무장 항일투쟁의 중심이 되었던 (대한)광복회가 창립된 고장. 1925년 인구 기준으로 서울, 부산, 인천의 최대 5배에 달하는 159명의 독립유공자가 활동한 곳이 바로 대구다. 국가보훈처 공훈전자사료관에 올라와 있는 자료에 따르면, 과거 본적을 기준으로 대구를 포함한 경상도 출신의 독립유공자는 2020년 현재까지 전국에서 가장 많은 3천593명으로,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전체 독립유공자 1만6천282명 중 22.07%에 해당한다.

일제강점기 한강 이남에서는 대구에만 현재의 고등법원에 해당하는 복심법원이 있었던 탓에,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한 175명보다 1명 더 많은 176명이 대구 중구 삼덕동에 있던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했다. 대구형무소는 1971년 달성군 화원으로 옮긴 뒤 지금은 사라졌고, 형무소 터 안에 세워진 삼덕교회 한쪽 벽면에 당시 배치도와 건물 사진 등의 흔적만 남아있다.

이런 대구의 정신과 역사를 뒤늦게나마 기억하기 위해 지난 7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각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발기인대회'가 열렸다.

(대한)광복회 지휘장 백산 우재룡 선생의 장남 우대현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상임대표가 기념관 조성을 위해 팔공산 기슭의 사유지 4만7천여㎡를 기증하자, 이곳에 시민들의 모금으로 마중물을 만들고 50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2024년 완공을 목표로 대구형무소역사관과 대구독립운동역사관 등을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이후 추진위원회와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는 '10만명 서명받기 운동'과 '나도 대구의 독립운동가' 행사를 열었다. 또 새로운 대구를 열자는 모임의 만민공동회 회원들도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시민의 힘으로!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이라는 슬로건이 적힌 조끼를 입고 수성교 밑에 모여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독립 후 75년이 지나 직접 독립운동기념관 건립사업에 나서야 하는 현실에 죄송한 마음이 그지없다. 지금이라도 마음을 모을 때다.
백수범〈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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