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코로나 시대'와 연극의 위기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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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17  |  수정 2020-09-17 08:03  |  발행일 2020-09-17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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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혜〈대구문학관 학예연구원〉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지도 몇 개월이 흘렀다. 대부분의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면서 방역 상황이 안정기에 접어드는가 싶더니, 다시 많은 사람이 감염되면서 2.5단계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시행되기도 했다. 몇 개월에 걸친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불안을 겪고 있고 생업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연극을 포함한 공연예술계에서도 큰 문제다. 지난 3월 이후로 대구의 많은 연극이 공연 기간을 단축하거나 공연 예정을 취소해야만 했다. 최근 수도권의 코로나 확산으로 대학로의 관객뿐 아니라 공연 관계자 가운데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며 비상이 걸렸다. 연극 스케줄을 조정하고 전체 취소 후 재예매를 통해 거리두기 좌석 배치를 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는 한 쉽지 않다. 대면 공연이 어려운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강구되는 것이 비대면 공연이다. 그러나 영상으로 보는 연극은 직접 극장에서 보는 연극보다 집중하기 어렵다는 인상을 준다. 첫째로는 무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공연 환경을 비대면이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고, 둘째로는 연극의 근본적인 특성 때문이다. 연극은 무대에서 실연될 것을 전제로 관객을 상정하고 만들어진다. 관객의 반응에 따라 공연의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한다. 무대와 배우, 관객이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음으로써 그날의 연극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비대면 공연에서 배우들은 관객과 실시간으로 반응을 주고받을 수 없다. 무대와 관객을 떼어놓는 영상의 벽은 제4의 벽보다 아득히 높다. 대면을 통한 연극적 체험과 영상으로 연극을 감상하는 것은 절대로 같은 종류의 경험이라고 할 수 없다.

인류에게 코로나19는 일상적으로 함께하는 질병이 될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요즘, 연극의 미래를 생각해본다. 점차 감염병의 종류는 늘어날 것이고, 인류는 점점 비대면 방식의 생활에 익숙해질지도 모른다. 연극도 비대면 방식의 공연이 당연해지고 지금의 공연 방식은 낡은 것이 될지도 모른다. 역사적인 흐름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연극이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입맛이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윤지혜〈대구문학관 학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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