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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철학자이자 저술가인 플루타르코스의 '수다에 관하여'라는 내용을 살펴보면, '악의 없는 지루한 잡담'이면서 '경솔하고 위험한 발상'이라는 서로 다른 개념으로 부정적인 측면의 수다를 설명한다. 그러나 수다가 '공감대'와 '연대감'을 형성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주부들의 수다가 이에 대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결혼 후 나라는 존재보다 배우자와 아이에게 헌신하던 주부들은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를 위한 시간이 생기게 된다. 유치원에 가는 아이를 배웅 나온 엄마, 아이를 등교시킨 엄마들이 카페에서 수다라는 소통의 방법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는 소소한 즐거움이며 육아와 가정에서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또 하나의 활력소다.
그렇다면 주부들은 서로 어떤 주제에 관해 이야기할까? 그들은 아이의 교육, 남편과 시댁 등 국한된 지루한 얘기를 떠나 한마디로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얘기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형성된 엄마들의 연대감은 어떤 주제에도 서로 공감하게 한다. 또한 주부라는 공통분모는 육아를 통해 공감대를 더 단단하게 형성한다. 이처럼 수다는 일상의 희로애락을 주제로 이야기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는 하나의 소통 방법이다.
특히 요즘은 자신의 아이를 거울삼아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기회를 만드는 자아 성찰의 수단으로 수다를 떠는 매우 철학적인 주부들도 많다. 어쩌면 주부들의 수다는 이 시대 철학가들의 이야기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런 수다에서 필자 역시 또 다른 인생을 경험하고 그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연대감을 느낀다. 때로는 그들과의 수다가 나의 음악적 모티브가 되며 내 작품에 영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어느 분야에서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서로 소통하는 방법이며 서로가 소통할 때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지만, 현대 창작음악에서도 관객과의 소통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남들을 감동케 하려면 우선 자기 자신부터 감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밀레의 말처럼 작곡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자신을 감동하게 하는 것이 첫째요, 연주자의 정신과 마음을 울릴 수 있도록 주력하는 것이 둘째다. 연주자도 울림이 있는 연주로 청중의 마음에 좋은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 음악에서 말하는 삼위일체인 작곡가-연주자-청중은 그 어떤 것 한 가지라도 빠지면 음악의 주요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이 세 가지가 모두 함께 공감대와 연대감을 가질 때 우리는 더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고 연주할 수 있다. 이정연 〈작곡가〉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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