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19> 생아귀의 부드러운 식감이 느껴지는 '대광생아구탕'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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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23   |  발행일 2020-10-23 제15면   |  수정 2021-06-23 18:09
당일 구한 싱싱한 동해산 생아귀로 요리…탕·찜·수육 부드럽고 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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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장기면 양포리에 위치한 대광생아구탕. 양포항은 포항에서 아귀가 가장 많이 잡히는 항구 중 하나다.

포항시 남구 장기면 일대는 조선시대 100여명의 선비가 유배를 다녀간 곳으로 유명하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서책을 탐구하고 시문을 창작하던 선비들의 한과 숨결이 서려 있는 땅이다. 포항시는 이 같은 독특한 역사를 관광자원화 하기 위해 2019년 유배문화체험촌을 조성했다. 체험촌에는 우암 송시열과 다산 정약용의 적거지, 오도전의 안채, 곤장 형벌체험장, 자연치유원, 망향정, 자연형 하천정비, 민속놀이마당 등 다양한 체험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장기면에는 유배문화체험촌 외에 또 다른 볼거리가 있다. 포항이 예로부터 군사적 요충지였음을 증명하는 귀중한 유적인 장기읍성이다. 장기읍성은 고려 현종 2년 외세의 해안 침입에 대비해 토성으로 세워졌다가 조선시대에 석성으로 재축된 후 군사기지 등으로 활용됐다. '포항12경 둘레 맛 기행' 10편에서는 장기읍성과 유배문화체험촌 주변의 들러볼 만한 식당과 카페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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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맛이 인상적인 맑은 아귀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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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찜은 새빨간 비주얼에 비해 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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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정돈된 대광생아구탕 내부 모습.



포항의 가장 큰 매력은 바다를 품고 있다는 점이다. 구룡포에서 칠포·월포·화진해수욕장으로 길게 이어지는 해안을 따라 곳곳에 관광명소가 위치해 있다. 끝없이 펼쳐진 동해와 기암괴석이 만들어낸 풍광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또 동해안에서 맞이하는 해넘이 광경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바다가 주는 풍요로움은 덤이다. 어류·패류·갑각류·해조류 등 동해안에서 나는 다양한 해산물을 맘껏 즐길 수 있다. 특히 과메기와 대게, 물회는 포항 식도락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산물이다. 아귀요리를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귀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 서식하고 주로 부산과 전남 지역에서 잡히지만 포항에서도 어획량이 급증했다. 최근 들어 아귀 서식에 적정한 수온이 형성되면서다.

포항에서 아귀요리 집을 찾아가려면 장기면 양포리로 향하면 된다. 이곳에 위치한 양포항은 포항에서 아귀가 가장 많이 잡히는 곳이다. 예전에는 꽁치가 많이 잡혔는데 최근 문어와 아귀가 주요 어종으로 바뀌었다.

아귀를 취급하는 식당은 양포삼거리 주변에 포진해 있다. 양포삼거리에서 농협쪽으로 향하면 한의원을 지나 오른편에 아귀 전문점이 나온다. 상호는 대광 생아구탕·생아구찜. 양포 토박이인 박문수 대표 부부가 식육식당을 운영하다 2002년 아귀 전문점으로 전환한 곳이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꽤 넓직한 공간이 나온다. 건물 외부에 비해 실내공간이 깔끔하다. 조명도 밝다. 십자가 형태의 형광등이 직접 실내를 비춘다. 조도가 높아 공간이 더욱 청결해 보인다.

테이블 11개로 구성된 메인 공간 외에 5개의 작은 방이 마련돼 있다. 90여명이 한번에 식사를 할 수 있는 규모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아귀탕이다. 맑은 탕과 매운 탕 둘다 찾는 이가 많다고 한다. 아구찜과 수육도 빠질 수 없다. 아귀는 대부분 매콤한 찜 또는 탕으로 요리해 먹는데 포항을 비롯한 경북지역에서는 수육으로도 즐긴다. 수육은 다른 재료 없이 된장을 푼 물에 강한 불로 아귀를 살짝 삶아내는데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맑은 탕 역시 담백한 맛이 인상적이다. 끝 맛은 청량고추의 칼칼함이 베어나온다. 아귀 특유의 비린 맛을 잡아냈다. 이곳 육수는 다시마와 멸치 베이스에 각종 양념을 더해 맛을 낸다고 한다.

하얀색 접시 위에 올려진 새빨간 아귀찜은 입맛을 돋운다. 아귀 살의 부드러운 식감에 미더덕·콩나물이 더해져 씹는 재미를 더한다. 보기보다 맵지않다. 국산 고추가루를 사용해 색감은 붉지만 적당히 매운 맛이다. 자극적인 맛을 원한다면 조금 아쉬울 수도 있다. 곁들이는 반찬도 특색있다. 멸치젖과 도루묵 조림이 기본찬으로 나온다. 해산물 위주의 찬 구성은 메인 요리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이곳에선 모든 재료를 국내산으로 사용한다. 특히 아귀는 매일 새벽 박 대표가 양포 어판장에서 구해온다. 하루 소진하는 아귀량만 150~200㎏에 달한다. 싱싱한 재료가 맛의 비결인 셈이다.

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동해안로 3278. 매일 오전 9시~오후 8시30분. 연중 무휴.

▶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양포항 인근에 위치한 생아귀탕 전문점. 살아있는 아귀를 써 맛은 물론 양도 만족스러운 곳. 위생도 나무랄 때 없다.

▶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
공동기획:포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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