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21> 작은 식물원 같은 카페 '까멜리아 인 구룡포'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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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28   |  발행일 2020-10-28 제22면   |  수정 2021-06-23 18:10
일본식 가옥·즐비한 열대식물 '이국적'…대표메뉴 '발리 펀치' 상큼·달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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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남구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에 위치한 까멜리아 인 구룡포 카페. 외관은 일본 가옥의 분위기로 꾸며졌지만 실내는 푸르름 가득한 작은 식물원 같다.


포항 12경의 마지막 명소는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다. 구룡포는 동해 최대 어업전진기지로 일찍부터 일본인들이 많이 진출했던 지역이다. 당시 일본인 거주지역은 백화상점과 요리점, 여관 등이 들어서면서 구룡포의 중심상권 역할을 했다고 한다. 광복 이후 일본인이 빠져나가면서 그들이 살던 거리도 점차 쇠퇴했고, 가옥도 몇 채 남지 않았다. 이에 포항시는 교육적인 차원에서 일본인이 거주하던 곳을 정비해 가옥거리로 만들었다. 당시 건물과 골목의 모습을 재현해 관광명소화한 것이다. 최근에는 '동백꽃 필 무렵' 드라마 촬영지로 명성을 얻으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더욱 늘었다.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 마지막 편에서는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 주변의 들러볼 만한 카페와 식당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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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휴양지 분위기로 꾸며진 2층 야외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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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메뉴인 크로플(왼쪽)과 히말라야 소금라테, 발리펀치(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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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식물로 가득한 카페 1층 내부 모습.



구룡포는 포항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해안을 따라 곳곳에 비경이 숨어있고, 호미곶·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등 전국적인 명소도 많다.

최근에는 일본인가옥거리가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 받으면서 관광지로서 스펙트럼이 더욱 넓어졌다. 구룡포수협과 근대역사관 사이에 위치한 일본인가옥거리는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작은 골목 곳곳에 갈색 2층 목조 건물들이 밀접해 있어 일본의 오래된 거리 같은 인상을 준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관광객들로 북적이는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가 특히 인기가 있다.

일본인가옥거리인 만큼 카페나 식당 건물도 일본식으로 리모델링한 곳들이 눈에 띈다.

드라마 주인공이 일했던 가게 왼편에도 일본식 가옥 분위기로 연출한 '신상' 카페가 있다. 상호는 까멜리아 인 구룡포. '동백 꽃 필무렵' 애시청자였던 최원만 대표의 사심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이 카페가 생기게 된 것도 드라마 덕분이다. 우연히 구룡포를 방문한 최 대표는 일본인가옥거리가 드라마의 주무대였던 것을 알고, 촬영지 탐방을 왔다가 이곳의 매력에 빠져 카페를 차리게 됐다. 최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카페 뒤편에 위치한 바위산이다. 카페를 만들 때도 최대한 바위산이 잘 보일 수 있게 꾸몄다. 2층은 물론 1층 내부에서도 바위산을 조망할 수 있다. 특히 바위산 앞쪽 창을 비스듬히 세워 비가 오는 날에 더욱 운치 있다. 창을 타고 흐르는 빗줄기 뒤로 보이는 바위산의 모습은 꽤 매력적이다.

이 카페의 모토는 '힐링'이다. 인테리어와 소품 모두 방문객에게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내부 공간을 수많은 식물로 채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휴양지 분위기를 내기 위해 열대식물이 주를 이룬다.

알로카시아, 킹 벤자민, 관음죽, 몬스테라, 고무나무, 여인초 등 20여 종류의 100여 본이 카페에 둥지를 틀고 있다. 작은 식물원을 방불케 한다. 식물 크기도 상당해 배치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독특한 모양의 토분도 또 다른 감상 포인트다. 바닥도 독특하다. 일부러 하부에 깔린 고벽돌의 높이를 균일하게 맞추지 않았다.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2층으로 올라가면 좀 더 휴양지 분위기가 난다. 하얀색 천이 둘러진 야외 테이블과 곳곳에 자리 잡은 열대식물이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분위기 '맛집'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바닥과 천장, 구조물 모두 목재를 사용한 점도 눈길을 끈다.

커피와 음료, 디저트류도 기대 이상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발리 펀치'. 레몬즙과 배, 히비스커스가 주재료로 상큼하면서 달달한 맛이 특징이다. 이름 그대로 트로피컬한 맛이 난다. 히말라야 소금 라테도 인기 메뉴다. 부드러운 라테에 적당히 짠맛이 더해져 풍미를 배가시킨다. 이곳에선 2013년 로스팅 월드 챔피언이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한다. 추출시간을 줄여 쓴맛은 잡고 부드러운 맛을 살렸다.

크로플도 독특하다. 빵 위에 슈가파우더와 치즈가루가 뿌려져 나오고 바질페스토와 고구마페스토, 히비스커스를 조합한 소스가 곁들여 나온다. 이 외에도 동백이 빙수, 생과일주스, 망고패션프루트, 티라미수, 치즈케이크 등이 준비돼 있다.

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길 133-1. 운영시간 매일 오전 10시~밤 9시.

▶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수목원에 온 듯한 기분이 드는 카페. 실내외 모두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감성적 인테리어가 강점. 다양한 메뉴 구성도 돋보인다.

▶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
공동기획:포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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