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후회없다

  • 박진관
  • |
  • 입력 2020-11-18  |  수정 2020-11-18 08:04  |  발행일 2020-11-18 제18면

김하나
김하나〈극단 난연 대표〉

'절대 후회하지 마라. 좋은 일이라면 그것은 멋진 것이고 나쁜 일이라면 그것은 경험이 된다.'(빅토리아 홀트)

일을 하다 보면 실수하기 마련이다. 남들 성에 차지 않는 것도 다반사다. 어떻게 남의 기준에 모든 걸 맞출 수 있을까? 내 기준에 나 스스로에게도 미달인데.

우리는 태어나서 처음 해 본 일들이 대부분이다. 오래 살면 100년? 그 100년 중에 영어·수학·국어 등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익히기 위해 20년을 보냈고, 각종 자격증을 따기 위해 10년도 모자라 계속 도전하고 배우고 있다. 난 혼자 여행을 떠나기 위해 30년이 넘게 걸렸다. 물론 사람마다 타고난 능력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대부분의 정보를 살면서 알아간다. 그런데 우리에게 요구할 때는 완벽을 요구한다.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 것처럼 능숙하기를 기대한다. 이런 요구를 한 당사자도 완벽하지도, 능숙하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첫 사업을 시작한 사람이 실패했다고 해서 "넌 실패자야! 두 번 다시 하지 마!"라고 한다면 그는 평생 사업에 실패한 사람으로 남는다. 하지만 "이제 너도 안 거야. 너에게 이 일은 큰 경험이었다는 걸!"이라고 하면 그는 이제 경험자가 된 것이다. 이후의 선택은 스스로가 한다.

그리고 '나 스스로 후회하지 말자'라고 주문을 외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내가 타인에게 "후회한다고 했지?"라고 말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어차피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다. 타인의 인생을 책임져 줄 것도 아니면서 선견지명이라도 있는 듯 판단한다는 건 참으로 어리석은 자의 무책임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의 끝이 안 좋았다 해서 '만나지 말 걸, 난 왜 매번 이럴까'라며 나에게 상처를 주고 후회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을 경험으로 알게 된 것뿐이다. 그런 경험들을 여러 번 겪을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하자. 일도 마찬가지. 잘할 때가 있으면 못 할 때도 있다. 그때마다 나에게 화살을 돌리지 말자. 아무것도 안 해서 후회도, 뭐도 없는 사람보다 나은 사람이다. 무언가를 한다는 건 나에게 경험이 쌓이고 멋진 일을 더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다. 후회의 사전적 의미는 '이전의 잘못을 깨우친다'이다. 잘못을 깨우치는 것이지, 나를 어리석다고 혼내는 단어가 아니다. 더 높은 인생의 목표를 위해 꼭 밟아야 하고 쌓여야 하는 것 중 필수인 것이다.

기자 이미지

박진관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