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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공산 자락에서 30여 년째 대형견 위주의 전문 훈련을 해오고 있는 반려견 훈련사범 김경호. 그는 상대적으로 더 영리하고 필드에서 활동해야만 하는 군견·경찰견·사냥견 등과 같은 대형견과 더 동고동록해 왔다. |
일반인들에게는 한결같이 '짖어댐'일 것이다. 우리에겐 반려견의 언어로 들린다. 낯선 이를 경계하기 위한 마구 짖어댐은 그 소음수치(DB)가 상당하다. 늑대처럼 "우우우~"하면, 그건 주인과 떨어진 데서 오는 외로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보여준 것이다. "낑낑낑~"거리면 불운과 초조함, 그리고 상대한테 항복의 제스처이기도 하다. 발정이 타오를 때 주체하지 못하는 자신을 표현할 때도 "낑낑"댄다. 하지만 "깨갱깽~"은 줄행랑의 의미를 갖는다. 짖는 소리를 벗어나 그들의 털과 꼬리, 그리고 귀의 모양새를 보면 우린 그가 어떤 생각과 욕망에 휩싸여 있는가를 분간해낸다. 견주들이 '날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아달라'는 의미로 내 닉네임을 '똥개대장'으로 정했다.
인간도 별별 스타일이 다 있듯 반려견도 제각각이다. 예전에는 '개'로 통칭됐다. 나도 그 시절에 입문했다. 보신탕이 버젓이 대로를 누비고 있던 때였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이젠 애완견을 넘어 생의 동반자인 '반려견'으로 불린다. 그들은 동물이 아니라 가족이고 견주 또한 보호자로 불리고 있다. 훈련이란 용어는 '교육'으로 교체됐다.
난 상대적으로 더 영리하고 필드에서 활동해야만 하는 군견, 경찰견, 사냥견 등과 같은 대형견과 더 동고동락해 왔다. 나는 그들과의 수많은 밀고 당김 속에서 그들만의 언어를 육감으로 감지할 수 있게 됐다. 그들은 내 목청의 고저장단을 모스부호처럼 감지해낸다. 내 손짓이 뭘 의미하는 건지도 안다. "앉아, 일어서, 기다려, 이리 와, 엎드려" 등 반려견이 인간과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익힐 7가지 기본 훈련 동작을 그들의 유전자 속에 각인시켜준다. 그게 내 운명이기도 하다.
모르긴 해도 나는 전생에 군견의 대명사로 불리는 셰퍼드와 한 식구였던 모양이다. 1급 저먼(독일) 셰퍼드를 구하기 위해 난 틈만 나면 독일 현지로 달려간다. 출국 전에 이런저런 셰퍼드 리뷰 잡지와 유튜브 채널 등의 정보를 통해 확보한 '명셰퍼드' 리스트를 갖고 전국을 돌아다닌다. 1998년부터 명견을 찾아 세계를 떠돌았다. 나는 그걸 '명견만리(名犬萬里)'라 명명했다. 한국의 진돗개와 같은 지위를 가진 일본의 명견 아키다, 아시아권 개들의 조상으로 불리며 티베트 라마승이 애지중지하는 티베티안 마스티프 등 중국,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를 다녔지만 성에 차는 친구를 만나지 못했다. 결국 명견의 고향으로 불리는 독일의 국민견이랄 수 있는 셰퍼드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프랑크푸르트공항에 내려 렌터카를 몰고 사전에 입수한 명견 리스트 주소지의 셰퍼드 견주를 만나러 강행군을 한다. 우아하게 괜찮은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겨를이 없다. 간이역처럼 앉아 있는 아우토반 휴게소에서 빵으로 대충 허기를 때운다. 처음에는 전문 에이전시와 현지 통역가이드를 앞세웠는데 비효율적이었다. 그래서 모든 건 혼자 다 해결하기로 한다. 일단 어학 능력이 달렸다. 세계공용어인 영어 강화를 위해 계명문화대학과 경북외국어대 국제학부를 노크했다. 심지어 독일어와 중국어 개인레슨까지 받았다. 이젠 현지인과 대충 대화는 된다. 독일 현지에서 발간되는 셰퍼드 전문잡지 연말호와 비정기적으로 발행되는 명견리스트를 해외직구를 통해 탐독한다. 괜찮다 싶은 게 보이면 연락처를 메모해 둔다.
2년전 올덴브루그에서 '물건이다 싶은' 친구를 만났다. 한눈에 봐도 '흙 속의 진주'였다. 찜한 애들은 미구에 견주가 바뀐다는 사실을 감지하곤 잠시 혼란해 한다. 나는 '걱정마라 잘 해 줄 거다. 이젠 내가 너의 주인'이란 걸 자연스럽게 각인시키면서 달래준다. 그와의 첫 수인사는 자연 기싸움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거기서 밀리면 그를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글·사진=이춘호 음식·대중문화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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