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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나〈극단 난연 대표〉 |
'무엇을 잘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때가 많다.'(로버트 바이른 )
면허증을 딴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운전을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지만, 어찌 됐든 못하는 나 자신이 너무나 화가 나고 서툴러 답답했다. 내비게이션을 보는 것도 어렵고, 끼어들기는 공포스러웠으며 심지어 기름 넣으러 가는 것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잘하기 위해 매일 연습을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너무 답답해서 바람을 쐬러 차를 가지고 나왔다. 경치 좋은 곳으로 가 작업을 하는데 그때의 기분은 잊을 수가 없었다. 그때 불현듯 '내가 언제 잘 못하는 것에 대해 노력하고 투자를 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못하기 때문에 잘하기 위해 배우고 노력하는 시간, 그리고 발전시키는 시간. 그 시간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새로움을 위해 시간 투자를 하거나 돈과 노력을 쏟기보다 잘하는 것을 쉽고 노련하게 해나간다. 지금까지 습득하고 경험한 데이터로 큰 무리 없이 일들을 진행하는 경우가 다수이다.
그렇듯 어느 정도 익숙하게 잘하는 것은 더 이상 연습을 하지 않는다. 인간관계도 그렇다. 잘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을 알기 위해 노력을 한다. 그러다 그 사람을 잘 알기 시작하면 더 이상 노력하지 않는다. 익숙해진다. 그러다 실수를 하고 놓쳐버린다. 잘 아는 것은 그렇게 사람 관계도 나태하게 만들어버린다.
어떤 점에서 무언가를 잘한다는 건 동전을 넣으면 나오는 자판기 같은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자연스럽고 똑같으며 큰 변화가 없는 행위. 나는 그런 일상이 자연스러웠다. 그러다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부딪치고 찢겼던 나는 없고 내 주위에 쳐진 울타리 안에서 안락함을 즐기고 있음을 깨달았다. 불현듯 겁이 났다. "즐거운 삶을 살기 위해 이 일을 선택했는데 너무나 무료하고 일상적인 하루를 보내고 있구나." 새로운 도전도 심장이 뛰는 두려움과 즐거움도 새롭게 익혀야 할 그 무언가도 없이!
나는 더 이상 새롭지 못한 내 시간이 아깝기 시작했다. 새로움이 필요했고 그 새로움을 위한 노력과 투자가 필요했다. 낯섦이 필요했고 안락하게 잘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공간들을 버리고 새로운 낯섦을 찾기 시작했다.
우린 가끔 잘함이 주는 시간 때문에 더욱 힘들어지진 않을까? 그 시간에서 나의 심장은 뛰고 행복해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잘함이 아닌 익숙함이 주는 시간 낭비는 아닐까?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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