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진정한 승부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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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23  |  수정 2020-12-23 08:29  |  발행일 2020-12-23 제24면

김하나
김하나〈극단 난연 대표〉

'이기고 싶다면 충분한 고민을 버텨줄 몸을 먼저 만들어.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마련이고 그러다 결국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면 승부 따윈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드라마 미생 중)

지금 난 과연 얼마만큼의 승부를 가지고 살고 있을까? 오늘 난, 그리고 어제의 난 어떤 것에 승부를 두고 싸우고 있을까? 과연 내가 싸우고 있는 것들을 이길 자신은 있을까? 과연 나는 완벽한 승부를 맛보았을까?

반복되는 일상이라고 하더라도 분명 결과를 봐야 하는 일들을 우린 하고 있다. 작게는 하루 안에 판결이 나는 일들도 있지만, 크게는 몇 개월 몇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공부, 시험, 취업, 사랑, 승진, 정치, 오디션, 사업, 계약, 질병, 다이어트 등.

최근 공연 준비를 하며 나는 싸워야 할 갈등과 고민, 문제 등을 충분히 해결해 내지 못했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해내기 위해 여러 상황 속에서 싸우고 버틸 체력이 없었기에 결국 편안함을 찾아 '적당히'와 타협하려 했다. 또한 일을 끝내고 난 뒤 망가진 체력을 키울 생각보단 편안함을 선택했고, 사회적 분위기와 타격에 휩쓸려 다음을 위한 나에 대한 계획은 '탓'을 두고 손 놓아 버렸던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왜 그랬을까? 왜 다 놓아버리고 싶었을까?

일을 할 때 나의 모든 걸 걸고 필사적으로 덤벼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러고 나면 몸과 마음은 안쓰러울 만큼 망가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그런 난 과연 제대로 승부를 본 것일까? 그렇게 남긴 결과가 내가 인정하는 진정한 승부였을까? 망가지고 지쳐버린 내가 승부를 볼 순 있을까? 지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는 건 쉽지가 않다. 특히나 요즘 같은 시국에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매일 같이 승부를 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그렇기에 좋은 승부를 얻기 위해서 건강한 나를 찾아야 한다. 건강한 나는 싸우고자 하는 승부에서 어떤 시련과 좌절도 버틸 힘이 된다. 마음처럼 쉽지 않지만, 그래도 시련과 고민을 버텨낼 체력이 없어 승부에서 지는 일은 없길 바랄 뿐이다. 특히나 요즘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힘든 시기인 만큼, 나와의 승부에서 건강하게 싸우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혹여 내가 처음부터 원한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내 정신과 육체가 버티지 못해 타협해 버리는 승부만큼은 되지 않길! 그 끝은 지치지 않고 이루어낸 값진 승부가 되길.

김하나〈극단 난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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