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상시채용' 취업전선 새 화두…직무경험 중요성 더 커졌다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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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24   |  발행일 2020-12-24 제14면   |  수정 2020-12-24
올해 고용시장 주요 이슈와 내년 전망
현대기아차·LG 등 공채 폐지
상시채용 전환 업체 점차 늘어주기적으로 채용정보 확인하고
인턴 경력 등 직무능력 갖춰야
화상면접·온라인 시험도 확산
모의면접 시스템 활용 큰 도움

취창업
동대구역 광장에 마련된 상담부스에서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영남일보 DB>

취업난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해 취업준비생들이 체감한 취업한파의 고통은 훨씬 깊었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채용일정에 차질이 빚어졌고, 경기침체 영향으로 취업문은 더욱 좁아졌다. 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최근 국내 기업 17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하반기 채용 결산'에 따르면, 신입사원 경쟁률은 평균 '36대 1'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조사 결과(20대 1)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전망 역시 밝지 않다. 하지만 어려움과 변화 속에 기회가 있는 법. 무엇보다 취업 전략을 잘 짜는 게 중요하다. 올해 주요 고용이슈를 돌아보고 2021년을 전망해본다.

◆ 공개채용 저물고, 상시채용이 뜬다

공개채용(공채)을 폐지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매년 정기적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해 선·후배를 나누던 '기수 문화'도 사라질 전망이다. 대기업들의 상시 채용 전환이 눈에 띈다. 채용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는 만큼 상시 채용을 앞으로 더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10대 그룹 가운데 삼성이 유일하게 공채를 유지하고 다른 기업들은 상시채용을 병행하거나 전환하는 추세다.

현대·기아차 역시 1년에 두 차례 진행했던 공채를 상시 채용으로 대체했으며, 올해 LG는 64년만에 대졸 정기 공채를 폐지했다. 한화와 KT 역시 마찬가지다. SK그룹은 2022년까지 공채 선발인원의 비율을 점차 줄이고 상시채용을 늘릴 계획이다. 상시 채용 확대가 선발인원 축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채용 규모는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기존에는 인사 부서에서 채용절차를 주도했던 것과 달리 상시 채용은 현업 부서가 원하는 시점에 필요한 인재를 선발한다. 실무진 주도로 채용절차를 진행해 직무 적합도가 높은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다. 공채제도 아래 복잡한 절차를 걸쳐 입사를 하고도 직무가 맞지 않아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불확실성을 보완할 수 있다.

상시채용의 핵심은 스펙이 아닌 '직무'다. 자신이 원하는 직무를 설정하고 이에 맞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언제 어떤 기업이 채용 공고를 낼 것인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채용 정보를 확인할 필요도 있다. 평소 희망하는 기업이 있다면 미리 자기소개서를 작성해보고 인적성 및 면접 시험을 준비할 것을 권한다.

◆ 인턴도 경쟁력

직무 중심의 채용이 화두가 되면서 직무 관련 경험 및 경력이 중요해졌다. 정직원이 되기 전 수습과정을 밟는 사원 혹은 단기간 근무하는 사원으로 인식됐지만, 이제 인턴경력은 수많은 경력보다 더 경쟁력을 높여준다. 특히 대기업 상시채용 전환에 있어 인턴십 제도가 활용되고 있다. 인턴 과정을 밟은 뒤 정규직으로 전환이 가능한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공공기관·공기업에서도 '채용연계형' 인턴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실제 최근 4년간(2017년~2020년 9월) 한국철도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10개 공공기관·공기업이 지난 4년간 채용한 인원은 총 10만504명이었고, 채용형 청년인턴은 1만9천478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에도 인턴십 선발 인원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방학 인턴 채용도 눈여겨볼 만하다. 카카오메이커스는 다음 달 18일까지 동계인턴을 모집하며 수료자에 대해 향후 지원시 가산점을 부여한다. 현대종합특수강은 오는 27일까지 채용연계형 인턴사원을 모집하고 8주 동안 실습과정을 걸쳐 신입사원으로 최종선발한다. 또한 BGF리테일은 채용연계형 인턴십을 통해 영업관리직군을 선발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채용 전형이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인턴 채용은 일부 계속되고 있다. 꼭 채용연계형이 아니더라도 직무경험은 도움이 되니 주저말고 도전해볼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 언택트 채용의 확산

비대면 채용 방식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한 속도로 확산했다. 면접관 대신 화상 카메라를 마주하고 면접을 진행하고 시험장이 아닌 집에서 필기시험을 치르는 것이 일상이 됐다.

삼성그룹은 이른바 '삼성고시'로 불리는 '삼성공채 직무적성검사(GSAT)'를 전면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매년 전국의 고사장에 지원자들이 장사진을 이루던 모습이 자취를 감췄다. 개별 공간에서 실시되는 시험을 위해 삼성은 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했다. 지원자들은 삼성측이 사전에 제공한 거치대를 통해 스마트폰 화면에 자신과 모니터화면이 나오도록 촬영하면서 시험을 치렀다. 스마트폰이 감독관 역할을 하는 셈이다. 부정행위, 대리시험 등 부정행위를 차단하고 시험은 원활하게 진행됐다. 삼성이 온라인 필기시험에 성공하자 하반기에는 LG를 비롯한 다른 대기업들도 언택트 시험을 도입했다.

화상 면접도 보편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면접은 지원자들의 역량을 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AI 면접은 각 단계에 따라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대학과 취업포털 사이트 등에서 제공하는 면접모의 시스템을 이용하면 집에서도 충분히 연습을 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던 채용설명회도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삼성전자, SK그룹, 포스코 등 대기업들은 매년 전국 대학 강당에서 대규모로 실시하던 채용설명회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현대트랜시스, 코리안리재보험, 한미약품 등 기업은 유튜브 채널 캐치TV를 활용해 채용설명회와 직무면담 등을 실시해 취업준비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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