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TV의 유재석' 아시나요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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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20 07:19  |  수정 2021-01-20 07:20  |  발행일 2021-01-20 제3면
개그맨 지망생 출신 권기범 주무관
일상 콘텐츠로 웃음 포인트 만들어
지역서 국민MC 안 부러운 '대세남'

의성공항유치홍보
권기범(왼쪽)·김경태 주무관이 출연하는 '의성TV' 유튜브. 의성TV는 군민과 소통을 통한 정책 홍보 등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유튜브에 게시하고 있다. 〈의성군 제공〉

2019년 1월 개설된 '의성TV'의 구독자는 2천여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노인 인구비율이 절대적인 농촌 소도시임을 감안했을 때 의성TV의 구독자 수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의성군보다 규모가 큰 지자체 중에는 구독자 수가 의성TV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곳도 허다하다.

개설 1년간 600여 명에 불과했던 구독자가 1년 만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에는 유연성을 더한 콘텐츠 제작과 함께 공직사회의 전향적 태도가 한몫했다.

의성군은 유튜브 채널 활성화를 위해 SNS 전담부서(소통계)를 신설했다. 또 7년 넘게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활동한 개그맨 지망생 권기범 주무관을 공무직으로 채용했다. 공채 개그맨 시험만 치면 입이 얼어붙었던 권 주무관은 적어도 의성에서는 국민MC 유재석을 능가하는 대세남이 됐다. 의성TV는 권 주무관을 중심으로 의성의 평범한 일상을 알리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권 주무관은 "마늘을 수확할 때 코에 묻은 먼지, 축산농가에서 들리는 소 울음소리가 하나의 웃음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라며 "평범한 일상에 웃음을 더하고 이를 통해 군정 방향을 알리는 것이 도시민에게 통했다. 덕분에 구독자들에게 의성의 농특산물을 알리고 관광지를 소개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최근에는 권 주무관 외에도 의성군 공무원들의 출연도 잇따르고 있다. 의성군 신규 공무원의 일상, 면사무소에서 민원 업무를 보던 이야기 등의 소소한 콘텐츠가 구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군청에서 가장 큰 '어른'으로 불리는 김주수 군수도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따금 출연한다. 근엄해 보이는 모습과 달리 의성TV에서 그는 '갓주수' '김콜라'로 불리고 있다.

딱딱한 관료 조직 문화에 벗어나 자유로운 콘텐츠를 제작해 게시하고, 댓글을 통한 구독자와의 피드백을 진행하면서 농촌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의성TV는 지난 연말 각종 SNS 분야에서 상을 휩쓸었다.

김경태 의성군 소통계 주무관은 "의성TV는 의성군민뿐 아니라 전 국민을 공략층으로 삼고 있다. 안산에 거주하는 한 구독자는 안산시장 이름은 몰라도 의성군수 이름은 안다고 할 정도"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야외 활동이 그리워지는 지금이다. 다채로운 체험형 콘텐츠 제작을 통해 지금부터 의성을 알린다면 코로나19 이후 의성의 브랜드 가치는 더욱 높아져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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