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이롭게, 사람을 이롭게'...창사 20주년 <주>토리식품 '일석삼조'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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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14  |  수정 2021-04-14 07:32  |  발행일 2021-04-14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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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주>토리식품 대표가 공장내부의 기계를 소개하고 있다.

"풍선효과라고 할까요. 학교 급식 매출은 줄었지만 일반 가정의 수요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영태 <주>토리식품(경북 상주시 공검면) 대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없는지를 묻는 질문에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친환경 농산물 가공업체인 토리식품은 초·중·고교에 급식 식재료를 납품하고 있다. 코로나로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날이 많아지면서 급식도 줄어 매출에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는 짐작은 짧은 생각에 불과했다.


2001년 설립된 토리식품은 올해로 창사 20주년이 된다. 토리식품은 김 대표와 부인 김영선 경북도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창립자는 김 의원이다.


토리식품이 지금은 김 대표 부부의 고향인 상주에 있지만, 출발지는 경기도 일산이다. 경북대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김 의원은 일산에서 자녀들에게 몸에 이로운 음식을 먹이기 위해 친환경 토마토로 케첩을 직접 만들었다. 아이들도 좋아했고, 이웃 엄마들의 호응도 좋았다.


농산물 가공에 자신을 얻은 김 의원은 소규모 시설을 갖추고 민우회생협과 두레생협에 토마토케첩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2003년에는 카레를 출시하고 돈가스 소스와 옥수수병조림 등을 차례로 만들기 시작했다. 친환경 농산물 가공품에 목말라 하던 농산물 소비 단체를 중심으로 주문량이 빠르게 늘었다.


소규모 시설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수요가 늘자, 결단을 내렸다. 당시 동아일보 기자였던 김 대표는 사표를 던지고 부인이 하는 토리식품에 합류했다. 좁은 일산을 벗어나 고향 상주로 내려와 더 큰 터를 잡았다.


2005년 공검면 동막리 폐교 터에 공장을 새로 지었다. 부침가루·토마토식초·호박죽 등 생산제품도 다양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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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토리식품이 생산하는 친환경 농산물 가공식품.

토리(土利)라는 이름은 '땅에 이로운 것이 몸에도 이롭다'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고향에서의 농산물 가공은 곧 '토리'를 실현하는 일이 됐다. 인근 주민들과 토마토, 옥수수, 우리밀 등 가공원료를 계약재배하고 여유 있는 이웃들을 직원으로 고용했다. 친환경 농법으로 작물을 재배하다 보니 고향의 농토는 살아났고 농사일을 하는 이웃과 공장 직원들의 작업 과정이 건강에 해롭지 않을뿐 아니라 소비자들은 현지에서 재배한 신선한 농산물로 가공한 식품을 먹을 수 있게 된 것.

 


경기도 일산에서 아이에게 먹이려고 토마토 케첩을 만든 것이 효시가 된 토리식품은 이제 15개의 제품을 생산, 연 50여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당당한 강소기업으로 자리를 굳혔다. 토리식품의 제품은 홈페이지와 전국 한살림생협 매장을 비롯한 친환경 유기농 매장 100여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마켓컬리를 통해서는 호박죽과 팥죽 제품이 소비자들의 문 앞까지 배달되고 있다.


김 대표는 "농업도시인 상주는 신선한 농산물 원료 공급지로 더 할 수 없이 좋은 곳"이라며 "농산물 가공업체가 더 많이 들어와서 지역을 발전시키고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건강한 삶을 누리는 세상을 꿈꾼다"고 말했다.
글·사진=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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