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대구경북지역 대학 최초로 '비건'학식 제공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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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0  |  수정 2021-06-09 17:07  |  발행일 2021-06-10 제6면
콩스테이크, 비건 라면, 채식 비빔밥 제공

교내 비거니즘 동아리 '비긴' 적극 요구에 학교 화답
경북대, 대구경북지역 대학 최초로 비건학식 제공
경북대에서 학식으로 제공하는 비건 메뉴 가운데 하나인 콩스테이크.


경북대가 대구경북지역 대학 가운데는 처음으로 지난 4월부터 비건 학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채식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 데 비건(Vegan)은 고기는 물론 우유, 달걀 등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가장 적극적인 개념의 채식개념이다. 동물에게서 나온 혹은 동물 실험을 거친 음식도 먹지 않고 채식만 하는 가장 엄격한 단계다.

경북대는 이전에도 샐러드 뷔페 등 학생식당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 왔지만, 동물권·환경 문제 등의 이유로 윤리적 채식을 하고자 하는 구성원들 뿐 아니라 할랄 메뉴를 필요로 하는 무슬림 구성원들, 육식을 선호하지 않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육식을 원하지 않는 구성원들을 위한 메뉴가 매 끼 제공되고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대, 대구경북지역 대학 최초로 비건학식 제공
경북대 식당에 비건 메뉴가 전시돼 있다.


경북대가 학식에 비건을 제공하기 시작한 계기는 경북대 비거니즘 동아리 '비긴'(VEGIN)의 적극적인 요청을 학교측에서 흔쾌히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경북대 비거니즘 동아리 비긴에서는 그간 총학생회, 생활협동조합 학생위원회 등을 통하여 꾸준히 학내 채식 선택권을 요구했고, 학교는 이에 빠르게 응답했다. 생활협동조합에서는 동물성 식품과 같은 조리기구로 조리하지 않는 등 교차 오염이 없는 콩고기 스테이크를 도입했다. 경북대는 콩고기 스테이크를 학식에 도입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5월부터는 비건 라면, 비건 비빔밥 등 다양한 메뉴의 도입과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비건 학식이 도입된 식당은 경북대 첨성 카페테리아와 정보센터 식당 두 곳으로, 콩고기 스테이크(4천원)는 점심 시간에 제공되며, 비건 라면(3천200원)은 오후 1시~3시 반까지 판매된다. 채식 비빔밥(3천800원)은 비빔밥 메뉴가 나오는 날에만 먹을 수 있으며, 동물성 재료를 빼고 두유를 추가로 제공한다.

경북대, 대구경북지역 대학 최초로 비건학식 제공
경북대 학식 비건 메뉴의 하나인 채식 비빔밥.


이번 학식 도입을 계기로 비거니즘 동아리 비긴에서는 학식 도입 이벤트를 열어 비건 학식의 존재를 알리려고 하고 있다. 이벤트는 지난 5월 27일부터 시작되었으며, 오는 18일까지 진행된다.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에 학생 식당의 비건 메뉴를 먹은 인증 사진을 찍어 올리고, 비거니즘 동아리 비긴의 계정을 태그하면 된다. 추첨을 통해서 한 명에게는 비건 화장품인 멜릭서 에어핏 선스크린이, 세 명에게는 멜릭서 립버터가 제공될 예정이다.

비거니즘 동아리 비긴은 학식 도입에 그치지 않고, 학내의 모든 행사에서 비건식이 제공되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성원은 상시 모집하고 있으며, 학교 구성원이 아니어도 가입할 수 있다. 문의는 SNS의 연락처를 통해 하면 된다.

동아리 비긴 전나경(경북대 교육학과 4학년) 대표는 "코로나19 국면, 그리고 기후 위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식을 줄이거나 채식을 하는 구성원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에 함께 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가을에 동아리를 결성했다"면서 "환경문제와 기후위기 등을 논의하는 온라인 세미나를 마련하고, 하반기에는 대구지역 채식주의자들과 함께 영화제를 열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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