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국건정치칼럼] 정권 친화적 야당 대표

  • 송국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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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16  |  수정 2021-08-16 08:49  |  발행일 2021-08-16 제면
윤석열과 대치하는 이준석

정부와 여당 견제는 없었다

대선 앞 사라진 정권심판론

이번 주 대통령과 대면해선

정권실정 제대로 비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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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장

'여야, 당 대표 리스크 동병상련' '뛰는 대선후보 위에 튀는 당 대표'. 최근 신문에 등장한 기사 제목이다. 지난주 취임 100일과 두 달을 각각 맞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너무 튀어서 당에 부담을 준다는 내용이다. 대통령선거철의 당 대표는 후보경선 관리를 하며 '조연'에 머물러야 하는데 지금의 양당 대표 모두 대권 주자를 제치고 '주연' 행세를 한다는 거다. 다만 둘은 차이가 있다. 송영길은 당내 1위 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일방적으로 편든다고 해서 '이심송심'이란 불만이 다른 주자들에게서 나온다. 반면, 이준석은 당내 1위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형성하면서 자기 정치에 골몰한다는 핀잔을 당내에서 듣는다. 이준석은 주말에도 윤석열과의 통화 내용을 언론에 유출한 의혹이 불거져 옥신각신했다.

이준석이 어떤 목적을 위해 당내 1위 주자를 배척하는지 짐작은 가지만 물증이 없으니 단언할 순 없다. 다만 취임 두 달 동안 제1야당 대표의 핵심 역할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은 가능하다. 대선정국에서 야당 대표는 경선 공정 관리 외에 또 하나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 바로 정부와 여당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란 본래의 기능이다. 하지만 이준석은 내부 총질에 몰두하느라 대여 공세엔 손을 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간혹 정권의 편을 드는 모습마저 보인다. 이 때문에 두 달 전 이준석 대표체제가 들어선 뒤 대선을 앞둔 시점임에도 '정권심판론'은 자취를 감췄다.

이준석의 메시지는 주로 왕성한 방송 출연과 SNS 활동에서 나온다. 이를 통해 나오는 말과 글이 대부분이 야권 내부를 향해 뿜는 독설이거나 자기 홍보다. 경북지역에서 휴가를 보내며 개인택시기사 면허교육을 받은 기간을 전후해서도 전화를 통해 라디오에 출연하고 페이스북에 꾸준히 글을 올렸다. 그의 페이스북 활동을 살펴보니 8월6~13일 사이에 올린 글은 29건으로 매일 3.6건 꼴이다. 29건 중 절반이 넘는 16건이 윤석열 캠프의 '탄핵' 발언 비판 등 당 내부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 강변이다. 8건은 택시면허 교육 감상문과 모 언론사가 자신을 가장 영향력 있는 야권인물로 선정했다는 기사 소개 등 개인 신상 문제다. 그나마 정국이슈에 대응한 게 충북지역 북한 간첩단 사건에 대한 글 3개인데, 여기도 정권을 겨냥한 신랄한 성토는 없다.

이 기간에 언론은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를 맞아 백신 확보에 실패하고도 '문재인 케어'를 자화자찬한 대통령을 질타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8·15 특사 불발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도 논란거리였다. 북한 김여정은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면서 남북통신선을 다시 차단하고 미군철수를 요구했다. 대권 주자들 사이에선 정경심씨 2심 유죄판결을 놓고 '조국 사태'가 다시 소환되며 갑론을박이 오갔다. 야당 대권 주자들은 이재명의 100%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도지사 찬스'라며 비판했다. 이 모든 현장에 이준석은 없었다. 이전에도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연루된 드루킹 사건 수혜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여론조작 자체를 몰랐을 거라고 면죄부를 준 일마저 있다. 이준석은 오는 19일을 전후해 송영길과 함께 여야정협의체 형식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을 갖는다. 과연 이준석은 대통령 앞에서 제1야당 대표다운 당당한 자세로 백신, 부동산, 대북 저자세, 반칙과 특권 같은 문재인 정권의 아픈 곳을 찌를 수 있을까.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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