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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수 경제부장 |
"아비로서 고통스럽다."
"자식은 자식의 인생을 사는 것이다."
전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4일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이 취소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물론 조씨에 대한 대학의 청문 절차는 남아있다.
후자는 전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딸 안설희씨가 제1공동저자로 참여한 코로나19 감염 경로 연구 논문이 권위 있는 과학저널 '네이처 화학(Nature Chemistry)'에 실린 뒤 안 대표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조국 전 장관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 항소심 판결에 따라 부산대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가 조민씨의 입학 취소를 결정했음에도 '딸의 입학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청문 절차에서 따져 보겠다는 것이다.
반면, 전날 딸의 '코로나 업적'이 알려지면서 '父傳女傳(부전여전)'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안 대표는 "자식이 어떤 업적을 이뤘다고 부모가 자랑하고 그러면 안 된다"며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지난해 4월 총선 직전 코로나19가 대구에서 크게 유행할 당시 대구 동산병원에서 의사인 부인 김미경 교수와 의료봉사를 한 바 있다. 당시 설희씨는 아버지에게 코로나 감염 경로를 연구해 보겠다고 알렸지만, 안 대표는 "지금 인류를 위해 가장 중요한 연구"라며 딸을 응원했을 뿐 1년4개월이 지나도록 어디에도 알리거나 자랑한 적이 없다. 설희씨는 지난해 '슈퍼컴퓨터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고든 벨(Gordon Bell)을 수상한 뒤 올해는 미국 화학학회로부터 '젊은 연구자상'을 받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안 대표의 입을 통해 알려진 바도 없다.
안 대표 부녀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더 회자되는 이유는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 역시 단국대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씨의 의학논문 제1저자는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시 비리로 번졌고, 결국 '조국 사태'까지 불렀다.
세간의 갖은 논란과 정경심 교수의 1심과 2심 재판에서 딸의 입시 비리 관련 혐의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딸 조민씨는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해 당당히 종합병원 인턴 과정을 밟고 있다. 조 전 장관 부부 역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며 딸의 당당함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부산대 의전원의 입학 취소 결정으로 조민씨의 의사면허 취소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조 전 장관은 아내의 대법원 유죄 판결에도 딸이 부산대 의전원 합격에 이르는 입시 과정에서 쌓은 스펙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당당히 말할 것인가.
정승윤 부산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조국 교수의 딸 조민 때문에 정치인 자녀의 논문이란 단어만 나와도 깜짝깜짝 놀라는데, 안철수 대표의 자녀인 안설희, 조민과 달라도 너무 다른 것 아닌가"라고 했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 1월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의 의사국가고시 합격 논란에 대해 "정치가 아닌 올바른 사회적 성공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국민적 원칙과 기준의 문제"라며 "마지막 양심이라도 있다면 조국 전 장관이 직접 나서 딸의 의료 행위나 수련의 활동을 막기 바란다"고 했다.
딸이 있는 아버지로서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두 정치인이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임성수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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