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열풍에 에너지 설비 기업들 반사이익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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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04 15:23  |  수정 2021-10-05 07:18  |  발행일 2021-10-05 제13면
케이와이
이정훈 <주>케이와이 대표가 에어 콤프레셔의 에너지 효율을 30%가량 늘릴 수 있는 자사 통합 제어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올 초부터 불어닥친 'ESG 경영' 열풍으로 에너지 설비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생산 시설에 대한 에너지 효율 증대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이 비교적 손쉽게 접근 가능한 분야일 뿐만 아니라 전기 및 연료비 상승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성서산업단지에 위치한 에너지 설비 기업 <주>케이와이(옛 건영기계)는 올해 매출이 작년 보다 4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 일체형 에어 콤프레셔와 인버터, 제어시스템 등 주력 제품이 지역 제조업계로부터 호응을 얻으면서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산업용 콤프레셔는 제조업 생산 공장의 동작을 제어하는 설비로, 흔히 자동화 라인의 '심장'으로 불린다. 케이와이는 기존 대비 에너지 효율이 30% 이상 높은 에어 컴프레셔를 출시해 지역 섬유 및 자동차부품 업체에 납품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정훈 케이와이 대표는 "자동화 라인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 생산 비용 절감을 물론 ESG 경영 준수로 인한 가산점 획득에도 용이하다"며 "탄소세 등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지역 기업들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자동화 라인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설비 기업들의 성장 속도는 더욱더 빨라질 전망이다. 실제 환경부가 지난달 발표한 내년도 관련 예산안은 10조7천 767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6천 102억원(6%) 증액됐다. 이중 산업 부문에선 2019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의 83%에 달하는 배출권 할당 대상 업체의 온실가스 감축 지원을 대폭 늘렸다. 특히 중소기업에 한 해 보조율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 지원키로 했다.

에너지 관련 전문가들은 생산라인의 에너지 효율 확대가 대구경북 제조 기업에게 또 다른 기회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ESG 준수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수록 생산라인의 에너지 효율을 높인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협력 및 투자 유치, 자본조달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서민교 대구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간재 생산 비중이 월등히 높은 지역 중소기업의 생산라인 에너지 효율 증대는 ESG 경영을 준비하는 대기업 요구와 정확히 일치한다"며 "지역 중소기업이 친환경 설비 투자나 전문 인력을 꾸준히 늘릴 수 있도록 지자체 및 유관기관에서 더욱 세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글·사진=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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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기자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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