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2022년 壬寅年(임인년)을 맞이하며

  • 임성훈 대구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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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07   |  발행일 2021-12-07 제23면   |  수정 2021-12-07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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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훈 대구은행장

어느덧 12월이다. CEO칼럼 첫 글을 쓰던 설렘이, 지금은 마지막 글을 쓰는 아쉬움으로 남는 건 시간의 흐름이 선사하는 작은 선물이 아닐까?

매월 CEO칼럼을 쓰던 과정들을 돌아보면, CEO로서 갖춰야 할 마음가짐과 역할에 대한 자아 성찰의 시간이었다. 바쁜 일상에 흘러갈 수 있는 여러 현안과 사회현상을 살펴보며, 생각을 차분히 정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기에 그 어느 순간보다 소중하게만 느껴진다.

2021년을 회상해 보면 위기와 새로운 기회가 공존했던 한 해였다. 먼저 2년째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은 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모든 메커니즘을 바꾸어 놓기에 충분했고, 사회적 약자들이 짊어져야 할 고통의 무게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하지만 위기 극복을 위한 우리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솔선수범, 희생과 나눔을 보며, 함께 하면 그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과 희망을 분명히 볼 수 있었던 한 해였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이 불러온 비대면 경제의 급성장은 메타버스로 대변되는 새로운 메가트렌드를 만들어 냈고,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경제환경을 창조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선사하고 있다.

다가오는 2022년을 준비하며,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시대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선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

첫째, 응변창신(應變創新)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응변창신은 '변화에 한발 앞서 대응하고 주도적으로 길을 개척한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ICT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코로나 팬데믹의 결합은 가히 상상을 불허하는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불러왔고, 실물경제에서 가상경제로 경제의 중심축이 빠르게 옮겨가도록 만들고 있다. 최근 2년 동안의 변화속도는 1차 산업혁명 이후 200년 동안 우리 인류가 겪었던 변화의 속도를 월등히 능가하였으며, 앞으로 가속도가 붙어 새로운 적자생존의 시대를 만들어 낼 전망이다. 여기에서 적자(適者)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 바로 응변창신의 자세다. 따라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사람과 조직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둘째, 조선 최고의 성군인 세종대왕이 보여준 5단계 대화법을 인용코자 한다.

세종의 5단계 대화법은 지시나 명령이 아닌 물음으로써 말문을 열고(以爲何如), 상대방의 말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며(卿言甚嘉), 겸손하게 의견을 듣고(自不知者), 이전 의견을 검토하자며 생각과 사람을 연결하여(紹述先志), 진심을 다해 솔선하면서 책임지고 대화를 실천(誠心迪率)하는 것을 의미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의 핫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의사소통이다. 의사 불통으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의 양상은 개인을 넘어 사회적으로 풀어야 하는 과제가 된 지 오래다. 여기에다 스마트폰이 낳은 '포노사피엔스'의 등장, MZ세대의 등장은 바람직한 의사소통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우리 사회에 꾸준히 던지고 있다. 하지만 장벽이 있다 하여 소통과 대화를 멈춰서는 안 된다. 세대 간 소통, 조직 내 소통을 위한 부단한 노력만이 변화하는 시대에 적자가 되기 위한 또 다른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소통의 플랫폼이 달라지더라도 본질은 변하지 않기에 세종대왕의 대화법을 되새기며 나만의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올해 CEO칼럼의 마지막 문단을 작성하며 졸고를 관심 있게 읽어주신 독자분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임인년 새해에는 호랑이의 기운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자랑스러운 대구경북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하며 짧은 글을 마무리한다.
임성훈 대구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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