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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 오픈 세트장. <영남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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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 오픈 세트장 내 광화문 앞 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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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 오픈 세트장 뒤쪽 조령산 계곡에 따로 떨어져 있는 일지매 산채 세트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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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시 가은읍 옛 은성탄광 터에 세워진 가은 오픈 세트장. 세트장까지 모노레일이 다닌다. <문경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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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 오픈 세트장에서 사극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영남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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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시 신기동 신기공단내 옛 시멘트 공장. 독특한 외관으로 인해 영화촬영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문경시 제공> |
◆촬영 세트장의 성공적 운영
전국적으로 많은 영화나 드라마 세트장이 생겨났다 사라졌지만 문경 오픈 세트장처럼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은 우리나라 사극 촬영의 명소로 꼽히고 있다.
세트장 뒷배경인 조령산의 산세가 뛰어난 데다 고려 도읍이었던 개성의 송악산을 닮았다고 전해지면서 고려 시대 배경의 사극물이 집중적으로 촬영되기도 했다.
특히 전봇대 등 현대 문물의 흔적이 보이지 않도록 관리한 문경새재 탐방로나 문경새재 제1~3관문의 성곽은 사극 촬영의 최적지이다.
2000년 당시 32억 원을 들여 6만5천755㎡의 부지에 왕궁 2동, 기와집 42동, 초가 40동, 기타 13동으로 건립한 국내 최대의 사극 촬영장인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은 '태조 왕건'을 시작으로 '제국의 아침', '무인시대', '대조영' 등 대하드라마를 촬영해 성공했다. '스캔들', '낭만자객', '활', '관상' 등 수많은 영화도 탄생했다.
문경시는 2008년 이곳을 75억 원을 들여 7만㎡ 부지에 광화문·경복궁·동궁·서운관·궐내각사·양반집 등 103동과 초가집 22동 등 130동의 조선 시대 세트 건물을 갖췄다.
조선 시대 세트 건물을 지난 용사골 골짜기로 300여m 올라가면 일지매 산채가 나온다.
매실나무가 곳곳에 있고 망루와 산적들이 살았을 법한 초가집·너와집이 세트로 꾸며져 있다.
지난해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에서는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드라마 '연모'·'옷소매 붉은 끝동' 등 18편의 작품을 촬영했다.
영화사나 방송사가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을 이용하려면 사용료를 내야 한다.
영화는 하루 200만 원, 드라마는 100만 원, 탐방로는 오전과 오후 각각 12만 원, 야간에는 18만 원이다.
2006년 만든 가은 오픈 세트장은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세트장으로 지난해 드라마 '보쌈', '홍천기', '꽃 피면 달 생각하고' 등 15편의 작품을 촬영했다. 2007년부터 문경석탄박물관과 통합운영하다 2018년 민간위탁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9년 '왕이 된 남자'와 '킹덤 2' 등 9편의 드라마, 영화 '천문' '보스턴 1947' 등의 촬영이 이뤄졌으며 2020년에도 드라마 '암행어사' '철인왕후' 등과 영화 '외계인'이 이곳에서 촬영했다.
지난해 말 완공된 마성 오픈 세트장은 tvN에서 드라마 '환혼'을 촬영 중이다. 드라마는 오는 6월 방영 예정이다.
이곳은 가은 오픈 세트장과 고개 하나 너머 있고 문경새재와도 가까워 앞으로 많은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문경시와 스튜디오 드래곤<주>·하이퀄리티는 드라마 오픈세트장의 성공적인 조성과 차별화된 관광 자원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가은 오픈 세트장 제작에 나서 작년 말 완공했다.
마성면 하내리에 들어선 마성 오픈 세트장은 부지 1만3천829㎡, 건축면적 2천294㎡ 규모로 드라마 속 술사들의 수련 장소인 송림의 정진각, 훈련관 등 32동의 세트 건물이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드라마의 기획과 제작·배급 전문 스튜디오로 연간 30편 이상의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으며 대표 작품으로 '미스터 션샤인', '호텔 델루나', '사랑의 불시착' 등이 있다. 하이퀄리티도 드라마 제작업체다.
◆방송사나 영화 제작사를 부르는 촬영지원 시스템
문경시의 영화·드라마 촬영 인센티브 지원은 순 제작비 3억 원 이상의 국내외 영화·드라마 중 문경에서 5회차 이상 촬영하는 경우 관내 숙박비, 식비, 유류비, 보조출연료, 중장비 사용료 등 제작비 지출 비용의 20%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9년 문경시 영상산업 진흥 조례로 제정됐다.
지원 금액은 최대 1천만 원이며 매년 예산 소진 시까지 등급별로 차등 지원한다.
2019년 첫 인센티브 지원 사업을 시작해 드라마 '나의 나라' '조선 생존기' 2개 작품, 2020년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 '트레인'과 영화 '외계+인' 등 3개 작품, 지난해는 드라마 '홍천기' '연모'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옷소매 붉은 끝동' 등 4개 작품을 지원했다.
이 사업의 경우 제작사는 문경지역 내 제작비 지출 비용의 지원으로 재정적 부담을 덜고 촬영 현장 주변 식당이나 숙박시설 등은 촬영에 따른 특수를 누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연히 드라마·영화 촬영팀에게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문경시는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촬영지 발굴부터 촬영자료 제공, 촬영허가 지원 등 촬영팀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맞춤식 현장 지원 시스템도 가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작사와 지자체의 교류 협력 기회도 만들어 드라마나 영화 촬영의 최적지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촬영 팀 유치에도 노력했다.
문경시와 방송콘텐츠 진흥재단은 지난해 9월 방송 PD, 드라마 작가, 지자체 관계자 등 50여 명을 초청해 드라마 콘텐츠 활성화와 문경 주요 로케이션 팸투어를 했다.
이 행사에서는 드라마 제작사 극본 피칭 및 지자체 관계자와 비즈니스 매칭, '드라마 콘텐츠 트렌드 분석'과 'OTT와 K-콘텐츠', '한류드라마를 통한 문경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주제로 세미나도 열었다.
이들은 문경새재 오픈세트장과 옛 시멘트 공장, 단산 활공랜드 등 문경의 주요 로케이션 장소도 돌아봤다.
이러한 행사로 제작사는 안정적 제작환경 확보, 지자체는 관광콘텐츠 개발 등 관광마케팅을 위한 상호 교류의 기회를 가졌으며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디어마케팅 추진 등 영상산업의 성장 기반을 다지게 됐다.
문경시는 지난해 6월 협약도 맺고 한국방송공사와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성공적인 제작과 문경 주요 관광지 홍보, 촬영 소품 등을 활용한 관광콘텐츠 구축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새로운 촬영지와 실내 스튜디오 건립
문경시 신기동 옛 쌍용양회 시멘트 공장 안에 연중 촬영이 가능한 실내 촬영 스튜디오가 만들어지고 있다.
6천267㎡의 부지에 1천817㎡의 건물 규모인 이 스튜디오는 올해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기존 사극 오픈세트장과 연계해 영상 제작환경의 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1975년 건립된 문경 시멘트 공장은 UNKRA(유엔한국재건단)의 산업유산이다. 생산성 저하 등으로 2018년 폐업한 이후 문경시가 사들여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국내외 영화·드라마 촬영장소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대형 고로인 회전 가마와 공장 건물은 근대 작품뿐 아니라 현대·미래 시대물까지 촬영할 수 있어 이색적인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드라마 '마인' '뫼비우스 :검은 태양', OTT 플랫폼 콘텐츠 등 6편의 작품을 촬영했다.
문경 김용사계곡, 선유동계곡 등에서도 영화나 드라마 촬영이 이뤄지는 등 곳곳에 촬영 적지가 많아 제작팀이 자주 찾는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드라마나 영화 촬영팀의 장기체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라며 "촬영하기 좋은 도시, 문경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글·사진=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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