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과 한국문학] 경북 방언의 뿌리는

  • 김덕호 경북대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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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수정 2022-02-17 07:21  |  발행일 2022-02-17 제면
지역의 언어적 특성을 기반

역사와 문화가 새겨진 방언

지역민간 정체성 유지 역할

경북방언은 신라의 말 계승

낙동강 고대소국 말이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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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호 (경북대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

방언은 어떤 지역의 오랜 언어 문화적 특성을 기반으로 이뤄진 언어다. 그래서 방언에는 해당 지역의 전통과 역사, 문화가 무늬처럼 새겨져 있고, 방언을 사용하는 지역민의 독특한 정서와 사고가 녹아 있다. 동일 방언은 지역민 간에 유대감과 정체성을 유지하게 해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그런데 방언은 어떻게 해서 지역을 기반으로 생성되었고 서로 다른 방언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역사적 뿌리를 살펴봐야 한다. 경북의 역사적 뿌리는 고대국가인 신라이고 경북 방언은 그 당시의 말이 계승된 것이라 생각한다. 즉 신라말이 경북 방언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경북 방언 중에서도 서로 다르게 인식하는 하위 방언권들이 있다. 그렇다면 이들 하위 방언권은 서로 다른 뿌리를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경북 방언구획 연구를 살펴보면 의문형 종결어미의 높임 표현으로 뭐 하능교? 밥 잡샀능교?로 말하는 제1지구 ~능교형 지역, 뭐 하니껴? 밥 잡샀니껴?라고 말하는 제2지구 ~니껴형 지역, 그리고 머 해여? 밥 잡샀어여?라고 말하는 제3지구 ~여형 지역으로 나누고 있다. 통상 ~능교형 지역은 경북의 동남부인 경주, 포항, 영덕, 청송, 영천, 경산, 군위, 대구-달성, 성주, 칠곡, 구미-선산 남동부 지역 정도다. ~니껴형 지역은 경북의 동북부인 안동, 의성, 영양, 영주, 봉화, 울진, 예천 정도로 나누고 있다. ~여형 지역은 경북의 서부인 문경, 상주, 김천, 구미-선산 북서부 지역으로 나누고 있다.

이런 구분은 지리적으로 낙동강이 경북을 동부와 서부로 구분하고 있는 큰 기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부와 서부가 하위 방언구획으로 언어적인 차이가 있다는 점은 역사적으로 정치·경제·문화적인 변별이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고대 문화나 문명은 강(해안)을 끼고 이뤄진다는 것은 일반화된 정설이고, 삼한의 고대 소국 중 상당수가 강 중심으로 발달했다. 경북도 예외는 아니다. 기록을 보면 경북을 중심으로 분포되었던 고대 소국은 대략 12개인데, 낙동강을 기준으로 동부와 서부의 문화나 문명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중에 경주를 중심으로 한 사로국은 신라의 모체가 되었는데, 이웃한 소국의 병합을 통해 국가의 기반을 다졌다. 소국 병합은 거의 300년(3세기)에 걸쳐 이뤄졌는데, 기원 1세기에서 2세기 초에 사로국에 의해 병합된 소국은 주변에 이서국(청도), 우시산국(울산), 거칠산국(동래)과 음즙벌국(포항·안강), 골벌국(영천), 압독국(경산), 달벌국(대구·달성), 실직국(울진)이다. 2세기 후반에는 조문국(의성), 창녕국(안동)이 병합되었다. 3세기에는 감문국(김천), 사벌국(상주)이 병합되었다. 역사적으로 2세기 초까지 병합된 경북의 소국들은 현재 경북 동남부 방언권으로 구분할 수 있고, 2세기 후반에 병합된 소국들은 현재 경북 동북부 방언권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3세기 중반 이후 병합된 소국들은 현재 경북 서부 방언권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낙동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고대 소국은 각기 나름 독특한 문화와 언어를 만들었고, 초창기 수세기 동안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공존과 대립을 거듭하면서 이들 문화와 언어는 나름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가지게 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런 고대 소국들을 신라가 차례로 병합하고 통일하면서 고대 시기의 언어 문화적 특성을 계승하게 되었고 현재와 같은 동남부, 동북부, 서부의 하위 방언권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경북 방언은 고대 소국의 말이 뿌리다.

김덕호 (경북대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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