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대구 달성군수 선거…전·현직 시의원 등 군웅할거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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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11   |  발행일 2022-04-12 제5면   |  수정 2022-04-12 08:41
달성군
강성환, 김부기, 박성태, 전재경, 조성제, 최재훈, 전유진(가나다 순)

대구 달성군수 선거는 '군웅할거(群雄割據)' 양상을 보인다. 김문오 군수가 3선 연임 제한으로 인해 임기를 마치고 떠나게 되면서다. 이에 따라 각 후보는 무주공산이 된 달성군수 자리를 놓고 지역 민심을 다지며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근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사저로 입주하면서 군수 선거에 나선 후보들도 박 전 대통령의 향후 정치적 행보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총 7명의 주자가 달성군수 출사표를 냈다. 소속 정당별로는 국민의힘이 4명, 더불어민주당이 1명, 무소속이 2명이다. 눈여겨 볼 점은 이번 선거가 재수·삼수인 출마자들이 유독 많다는 것이다. 12년간 김 군수를 상대로 고배를 마신 인사들이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됐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군수는 3선 임기 중 두 차례(초선·3선)를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소속으로 유일하게 당적을 유지한 채 출마했던 재선 당시에도 무투표 당선되며 지역 민심 장악력을 자랑했다. 또 전·현직 시의원들이 대거 포진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강성환 전 대구시의원(국민의힘)과 박성태 전 달성복지재단 이사장(무소속)은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 강 시의원은 지난달 22일 일찌감치 의원직을 내려놓으며 출마 의지를 다졌다. 구지면 출신인 그는 1979년 달성군 지방공무원으로 임용돼 다사읍장·하빈면장·환경과장·세무과장·문화체육과장 등 38년간 달성군청에서 근무했다. 이후 시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펼치며 쌓은 현장 행정 경험이 최대 강점이다.

강 전 시의원은 △원콜 서비스센터 운영 △달성형 교육환경개선 △노동 집약형 중견기업 유치로 일자리 1만개 창출 △전국 최대 규모 캠핑장 조성으로 관광문화 스포츠 힐링 도시 육성 △농업생산 기반 6차 산업 육성 및 직거래 장터 조성 △요람에서 무덤까지 군민 행복 복지정책 실행 △주민들이 요구하는 생활 밀착형 정책 최우선 실행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2014년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달성군수에 출마했으나 두 차례 모두 중도 하차했던 박성태 전 이사장도 출마를 채비하고 있다. 당세(勢)가 강한 국민의힘 소속이 아닌 무소속으로 나섰는데, 김 군수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약속받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박 전 이사장은 "3선 대구시의원과 1998년부터 산업단지 관리를 맡아왔다. 또 국회 보좌관을 거치며 준비된 '참인물'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싶다"면서 "당보다는 인물이라는 생각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달성군이 양적으로 커졌는데, 질적으로도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정주 환경 향상에 필요한 종합병원 설립과 상권 업그레이드, 노후된 주거지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지역 발전의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제7회 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던 국민의힘 소속인 조성제 전 대구시의원과 국민의힘 최재훈 대구시당 부위원장도 '재수생'이다.

4년 전 김문오 군수와의 맞대결 패배했던 조성제 전 시의원은 기업인 출신이라는 이력을 강조하며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달성군을 3개 권역으로 나눠 상호연계하는 인적 네트워크, 교통망, 정보망 구축을 통해 지역 불균형 해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지역별 맞춤형 공약도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있다는 게 조 전 시의원의 설명이다.

화원·옥포·논공 지역에는 '대구교도소 후적지 개발'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고, 현풍·유가·구지·가창 지역엔 '제 2대구의료원 유치 및 응급환자 지원센터 설립'을 약속했다. 다사 지역에는 신도시와 주변 공단의 복합 기능을 기반으로 교육과 복지 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조 전 시의원은 "실물경제와 행정 경험을 통해 쌓은 경륜과 지혜·혜안을 군정에 접목해 이끌어나가고 싶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군민 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최재훈 부위원장은 '젊고 유능한 군수'를 표방하며 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 1981년생으로 만 40세이지만 대구시의원을 거쳐 국민의힘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의 보좌관으로 근무하면서 잔뼈가 굵은 인재라는 평가가 지역 정치권에서 나온다. 또한 서울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영국 요크대에서 사회정책학을 전공한 이력도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나이는 젊지만, 10년 동안 정치적 경험을 쌓으며 정부·국회·대구시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다양한 정책적 요구를 소화할 수 있는 준비된 후보"라며 "또한 남녀노소 모두와 겸손하게 소통하고 세대별 맞춤형 정책을 펼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 부위원장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 △선진도시형 주거환경 조성 △영어마을 조성 △24시간제 어린이집 운영 △청년 취·창업을 지원하는 달성청년혁신센터 건립 △도시계획 변경을 통한 지역개발 활성화 △자연환경·문화예술을 활용한 'S형 관광벨트' 조성 △어르신을 위한 이동식 건강 버스 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전재경 전 대구시 자치행정국장도 국민의힘 소속으로 첫 도전의 칼을 갈고 있다. 그는 이날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행정가는 정책 결정의 엔지니어다. 예산을 잘 집행하고 정책 결정하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라며 "오랜 공직생활 동안 느낀 점은 지나간 자리의 흔적이 어떻게 남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맥락에서 군수가 되면 임기 내 '치적 쌓기 성' 사업은 하고 싶지 않다. 다만, 우리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테크노폴리스, DGIST 등 과학 인프라에 미래 세대가 와서 살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과학교육도시'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달성군 출신인 그는 군비 지원 장학금을 받으며 영남대 지역사회개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달성군청에서 25년간 근무한 뒤 대구시 대변인, 동구 부구청장, 대구시 자치행정국장 등을 거쳤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제21대 총선에 출마하며 이번 선거에도 나설 것으로 보였던 박형룡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정책조정실장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유진 대구시당 대외협력위원장이 공직자 예비후보 검증에 신청하면서 사실상 출마를 확정지었다.

이 밖에도 김부기 전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 후보 직능특보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2020년 치러진 총선에서 달서구병 지역구에 기독자유통일당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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