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국립 대구경북 경제과학연구원

  • 권 업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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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22   |  발행일 2022-04-22 제22면   |  수정 2022-04-22 07:15
설립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인더스트리 4.0뿐만 아니라
다른 혁신 아이디어를 결집
공청회나 워킹세미나 통해
성과 극대화 등 최선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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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업 객원논설위원

3·9 대선이 끝난 지 한 달여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당선인이 제시한 공약의 실행방안을 놓고 몹시 분주하다. 대구시 역시 현재 진행 중인 통합신공항 건설 사업을 필두로 '국립 대구경북 경제과학연구원'(이하 경제과학연구원) 설립 안에 대하여 관련 정부부처들과 협의하는 등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 연구소의 기본목표는 중소기업의 선도형(first mover) 기술개발 역량 강화를 통해 지역의 산업구조를 글로벌 선진형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그동안 대구시는 로봇, 지능형자동차, 의료 등 부문별 국책사업을 통해 연구·개발을 추진해왔지만 기대에 못 미치고 있어, 지역 차원에서 부처별 칸막이를 벗어나 역량 강화 노력을 일원화하는 허브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이 설립 타당성의 근간이다.

하지만 경제과학연구원 설립안은 실행단계까지 가는데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본질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간과하면 안 된다. 첫째, 국립 대구경북 경제과학연구원이란 명칭에서 '국립'과 '대구경북'은 쉽게 순치하지 않는다. 첨단의료재단처럼 특정산업의 지역 적실성이 있는 곳을 특정하여 국가가 설립하는 경우는 있어도 지역산업 발전을 위한 포괄적 연구개발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을 국가가 지역을 단일 특정하여 설립하는 사례는 드물다. 더구나 DGIST를 거점대학으로 KAIST를 비롯한 4대 과학기술원과 연계한 초광역 사업으로 점진적 확대를 목표로 한다면 기관의 정체성에 걸맞은 명칭을 부여하는 것이 낫다. 둘째, 생산기술연구원, 전자통신연구원, 기계연구원 등 6개의 정부 출연연 대구분원과 연구·개발 관련 정부출연기관과의 역할분담은 반드시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이 점을 명확히 해결하지 않으면 해당 정부부처와의 합의는 중복투자를 배제할 수밖에 없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쉽게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셋째, 산업경제동향분석 및 정책연구, 미래기술 가치분석을 골자로 하는 경제 분야 기능 역시 중복문제와 기능보완 문제가 있다. 그동안 대구시에서 이 기능을 수행해온 대구경북연구원과 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 및 과학기술진흥센터 그리고 대구 소재 한국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과의 업무분장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전국 지자체별 테크노파크나 관련 기관들이 오랜 기간 수행해온 이 기능은 오히려 신규설립보다 기존 기능 강화가 더 효율적이라는 반론도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 더구나 중소기업 현장수요를 반영한다면, 계획된 경제 분야 기능에 보다 제조현장의 문제들, 신규설비 도입의 경제성평가나 일선 공장의 공정혁신의 경제성분석 같은 기업들에 보다 실제적인 기능을 보완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인더스트리 4.0은 전통 제조업 강국 독일의 제조혁신의 주체이자 정부주도의 플랫폼으로 제조혁신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곳이다. 인더스트리 4.0은 실무기구로 중소기업의 디지털화를 돕는 LNI 4.0과 기술표준화를 담당하는 SCI 4.0을 양 날개로 혁신의 삼각 축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LNI 4.0은 중소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신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는 곳으로, 기초연구를 담당하는 막스플랑크와 응용기술 중심의 프라운호퍼, 대학,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기업들에 테스트베드와 기술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한마디로 제조혁신을 위한 별도의 연구소를 설립하기보다 기존 연구·개발 기관과 연계하여 기업에 실질적인 지원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전국 규모의 프로세스관리 조직이다. 경제과학연구원 설립이란 귀한 기회를 살리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인더스트리 4.0뿐만 아니라 다른 혁신 아이디어를 결집하는 공청회나 워킹세미나를 통해 성과 극대화와 지속가능성 확립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권 업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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