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장사꾼] '숨쉬는 순두부' 김규태 대표, 순두부 본연의 맛 특화…두부돼지두루치기·대게장순두부 메뉴도 적중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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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27   |  발행일 2022-05-27 제34면   |  수정 2022-05-27 08:54

[청년 장사꾼] 숨쉬는 순두부 김규태 대표, 순두부 본연의 맛 특화…두부돼지두루치기·대게장순두부 메뉴도 적중
두부돼지두루치기와 대게장순두부.

순두부에 승부를 건 '숨쉬는 순두부' 대표 김규태. 들안길 본점에서 그를 만났다. 올해 42세의 그는 대륜고를 나와 영남대 체육학부에 들어간 신체 건장한 사내다. 그런데 아버지가 그의 청년시절을 힘들게 만들어 버렸다. 사업에 실패한 거다. 가스불까지 끊기는 힘든 시절…. 그는 수영, 그리고 스노보드에 능해 전국체전을 딛고 올림픽 무대까지 엿보지만 타고난 뭔가가 하나 부족한 것 같아 지도자의 길로 빠진다. 2008년 북구보건소 운동처방사가 된다. 하지만 미래가 불투명했다. 집 한 채 마련하지 못하는 나날일 것 같았다. 알바를 뛰었다. 경호강 래프팅 가이드, 평창 피닉스파크 스노보드 강사로 부수입을 올렸다. 그렇게 열심히 뛰어 5천만원이란 종잣돈을 마련한다.

2010년 10월, 수성구 지산동에서 숨쉬는 순두부 시대를 연다. 하지만 그의 첫출발은 치밀하지 못했다. 그냥 식당은 맛있게 하면 되는 줄 안다.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국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두부 기기 공장인 대륙식품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고 그 과정에서 관계자들로부터 두부 만드는 공정에 대해 배운다. 순두부 레시피도 지인을 통해 전해 받았다.

초창기 두부로 선방을 했지만 지역 정서상 두부 하나로 승부수를 띄우는 건 무리였다. 반찬과 사이드 메뉴가 받쳐줘야 승산이 있었다. 그냥 두부 하나에만 정성을 쏟았는데 손님들은 너무 밍밍해 먹지 못하겠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멍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전문가 과정을 밟는다. 경북대 외식업최고경영자 과정에 입학한다. 그날부터 염도계, 전자저울 등을 놓고 소스, 물, 온도, 습도 등 모든 과정을 표준화했다. 분석해 보니 자신이 요리에 대해 실력이 짧은 일반 식당주가 힘든 건 바로 주방장의 횡포였다. 누가 하더라도 표준화해놓으면 그런 횡포를 예방할 수 있다고 믿었다. 적중했다. 충북 괴산, 영주, 영천, 경기도 장단 등지의 콩을 매입했다.

[청년 장사꾼] 숨쉬는 순두부 김규태 대표, 순두부 본연의 맛 특화…두부돼지두루치기·대게장순두부 메뉴도 적중

두부의 원형을 잡은 뒤 사이드 메뉴 개발에 돌입한다. 맨 먼저 등장한 사이드 메뉴는 두부돼지두루치기. 원래 술안주로 기용했는데 나중에는 밥과 세트를 이룬 괜찮은 메인메뉴로 사랑받는다. 그다음은 '대게장순두부'를 벤치마킹해 개발한다. 영덕의 한 가공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1년에 80t 정도 사용하는데 두부와의 양 조절을 잘 못하면 비린내가 나서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쳐 냄새를 잡는데 성공을 한다. 순두부도 본연의 맛을 특화시켰다. 다른 가게에서 곧잘 등장하는 고추기름도 사용하지 않았다. 덕분에 강릉 초당순두부 이상의 부드러움을 유지하게 된다. 9년차가 되는 날 하절기를 겨냥해 콩국수 세트를 개발한다. 삶을 콩을 갈고 거기에 견과류 등을 넣어 과도하게 뻑뻑하게 만든 콩물이 보편적인데 그는 콩만 갈아냈다.

현재 대구는 물론 인천, 대전, 세종, 서울 등 전국에 걸쳐 모두 18호점을 확보했다. 모두 8명의 직원이 새로운 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4년 전 대구 식품 명가로 거듭나고 있는 서가앤쿡 이성민 대표와 의기투합. 'S&S 숨'이란 회사를 차린다. 수성구 수성로 350. 오전 9시~밤 9시. (053)753-0095

글·사진=이춘호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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