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촌이 많았던 경북 문경에서는 1970년대 광부들이 즐겨 먹던 '족살찌개'가 향토음식처럼 술안주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돼지고기 찌개인 이 음식은 탄가루를 마셔야 했던 광부들이 돼지고기가 탄가루를 씻어내는 데 좋다는 속설과 막장에서 힘든 노동을 한 뒤 채워줄 체력 보강을 위해 돼지고기 요리를 많이 먹었던 배경에서 태어났다. 문경시는 탄광이 모두 없어졌지만, 그 시절 스토리를 담은 족살찌개를 대표 음식으로 본격 개발하기로 했다. '문경 하면 족살찌개'가 생각나도록 5곳의 족살찌개 달인 식당을 선정해 홍보에 나섰다. SNS 등을 통해 적극 알리고 각종 지원책도 쏟아냈지만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하지만 얼마 전 공중파 방송에서 인기 연예인들이 '먹방'으로 문경 7미(味) 투어를 하면서 족살찌개가 인기 메뉴로 떠올랐다. 멀리 서울이나 대구에서도 먹으러 오는 것은 물론 포장해서 가기도 했다. 재료는 같지만 끓이는 순서 등에 맛이 달라진다고 해도 개의치 않고 주문을 한다. 다른 7미 식당이나 카페 등에도 손님이 줄을 서기는 마찬가지다. 문경에 때아닌 관광객들이 몰려든 것이다. 연탄 소고기 석쇠 구이 식당도 수십 팀이 대기하는 등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여행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가 먹는 것이다. 맛집 투어가 흔한 여행 레퍼토리가 된 것처럼 방송에서 맛집으로 소문나면 손님들이 몰려든다. 문경 7미 맛집도 그 덕을 톡톡히 보기 바란다. 이 기회를 헛되이 잃지 않도록 맛이나 친절함을 꾸준히 보여주는 성실함도 갖춰야 한다. 흔히 유명세를 치른 맛집보다 원주민만 아는 맛집이 실속있다는 평가를 받지 않도록 챙길 일이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하지만 얼마 전 공중파 방송에서 인기 연예인들이 '먹방'으로 문경 7미(味) 투어를 하면서 족살찌개가 인기 메뉴로 떠올랐다. 멀리 서울이나 대구에서도 먹으러 오는 것은 물론 포장해서 가기도 했다. 재료는 같지만 끓이는 순서 등에 맛이 달라진다고 해도 개의치 않고 주문을 한다. 다른 7미 식당이나 카페 등에도 손님이 줄을 서기는 마찬가지다. 문경에 때아닌 관광객들이 몰려든 것이다. 연탄 소고기 석쇠 구이 식당도 수십 팀이 대기하는 등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여행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가 먹는 것이다. 맛집 투어가 흔한 여행 레퍼토리가 된 것처럼 방송에서 맛집으로 소문나면 손님들이 몰려든다. 문경 7미 맛집도 그 덕을 톡톡히 보기 바란다. 이 기회를 헛되이 잃지 않도록 맛이나 친절함을 꾸준히 보여주는 성실함도 갖춰야 한다. 흔히 유명세를 치른 맛집보다 원주민만 아는 맛집이 실속있다는 평가를 받지 않도록 챙길 일이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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