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여야간 원구성 합의 불발로 국회 공백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의안과 자료실에 서류들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
21대 국회 전반기 임기 종료 이후 국회의 '개점 휴업' 상태가 3주째 이어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두고 시작된 거대 양당의 신경전은 최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논란까지 번지며 갈등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양당이 국회 정상화를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청문·입법 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거대 양당은 후반기 법사위원장 자리를 둘러싸고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의장단 선출을 위한 본회의 일정도 잡지 못하면서 인사청문회 등 주요 현안은 올스톱 상태다. 특히 국회의장석이 공백인 탓에 국회 인사청문특별위를 구성할 수 없어 각 상임위원장 인선과 상임위원 배치 작업도 중단됐다. 이에 법안 심사와 의결도 모두 정지된 상태다.
상황이 이렇지만, 국회의 '휴업'상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거대 양당이 현 상황을 두고 '네 탓 공방'을 이어가고 있고 여기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둘러싼 갈등 또한 양당의 합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두고 연일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민주당은 "민생보다는 친북 이미지, 북한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신색깔론"이라며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진상 규명보다 민생이 중요하다'는 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직격했다.
그는 "민주당은 자신의 죄를 또 다른 죄로 덮어보겠다는 심산인가. '월북 몰이'를 한 것도 민주당이고, 민생을 망친 것도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끊임없이 정의와 인권을 강조하지만 딱 두 곳이 예외다. 하나는 민주당 자신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이라며 "'내로남불'을 넘어 '북로남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협력적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방향보다는 강 대 강 국면으로 몰고 가 야당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판단해 강력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입장과 관련, 대통령기록물을 공개하라는 국민의힘 요구에 대해선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대응했다.
이처럼 양당 간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작 민생에 시급한 법안들 처리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임대차 3법, 유류세 감면 법안 등 민생과 밀접한 법안이 계류 중이지만 국회는 이들 법안에 대한 심사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