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전시&아티스트] 김윤종 개인전 '하늘보기'…밤과 낮 만나는 곳, 별빛이 내린다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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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04   |  발행일 2022-08-04 제17면   |  수정 2022-08-04 07:35
구름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 2년 전부터 밤하늘 풍경 선보여
"침묵의 밤 형상화해 정서 드러낸 것"…11일까지 달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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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종 '하늘보기' <달서아트센터 제공>

캔버스에 밤하늘의 별이 무수하다.

전시장에서 보면 오색 색종이가 쏟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별은 무지갯빛을 띠기도 하고 사선 형태로 쏟아져 내리는 듯 표현돼 있기도 하다.

도대체 작가는 이 색색의 크고 작은 별을 어떻게 캔버스 위에 펼쳐놓은 것일까.

이에 대해 작가는 우선 캔버스에 밑 작업을 한다고 했다. 그 밑 작업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추상화가 되는 작업이다. 그 이후에는 종이테이프를 붙일 시간이다. 완성된 작품을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밑 작업 위에 명도와 색상의 변화를 고려해 종이테이프를 찢어 붙이며 별을 만든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종이테이프를 떼어내 작품을 완성한다.

작가는 "종이테이프를 찢어서 붙이는 데만 일주일 정도 걸린다"면서 "종이테이프의 크기를 크고 작게 조정하고 원근감을 생각해 붙인다. 떼어낼 때도 수술용 장갑을 끼고 작품의 완성도를 해치지 않게 심혈을 기울여 작업한다"고 설명했다.

김윤종의 개인전 '하늘보기'展이 달서아트센터 달서갤러리에서 오는 11일까지 열린다. 달서아트센터의 'DSAC 로컬 아티스트 인 달서'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김윤종의 낮과 밤의 하늘이 조우한다. 대형 캔버스에 작가의 하늘보기 풍경을 낮과 밤의 작업으로 대조되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경북 영양 출신으로 시골에서 자란 김윤종의 그림에는 어린 시절 기억 속 자연이 녹아 있고 동심의 정서가 스며 있다.

그는 약 15년 전부터는 구름의 찰나를 포착한 그림을 줄곧 그려와 '구름 작가'로 불린다. 시시각각 변하는 다양한 구름의 형태와 단조로운 듯 절제된 색감을 통해 하늘의 맑고 시원한 서정적인 분위기를 표현한다.

김윤종은 "구름 안에 삼라만상이 있다. 구름 작품은 찰나의 형상이며 하늘에 대한 기록"이라고 했다. 그의 구름 작품을 보고 사진처럼 느끼는 관람자가 있을 수 있지만, 그는 카메라로 포착한 구름 사진을 모티브로 하되 이를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재구성해 화면에 긴장감과 역동성을 준다.

작가가 밤하늘을 선보인 것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년 전에 맛보기로 선보였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대형 별밤 작품으로 관람자와 만난다.

"낮에는 보기 싫은 것도 보이는 반면 밤은 침묵이에요.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죠.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별이 쏟아지는 밤이면서 보이지 않는 밤을 형상화하고 싶었어요." 그는 "어릴 적 이웃집에서 잠이 들어버려 어머니의 등에 업혀서 집에 돌아가는 길에 별이 쏟아질 것만 같아 무서워 고개를 숙였던 기억이 또렷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밤하늘 아래 산이나 마을 등의 풍경은 구상적으로 그리기보다 큰 붓으로 그어 기운을 담으려 했다. 작가는 "추상을 표현하기 위한 요소를 많이 내포하는 셈이다. 보는 사람의 정서에 따라 감상의 여지를 남겨 두고 싶어 의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작가에게 하늘, 구름, 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작가는 "가슴 속 정서"라고 답했다. "나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서를 담아내는 느낌입니다. 작품에 마음이 동화되면서 작업을 하게 돼요. 보는 사람들이 저의 작품을 통해 편안하고 위안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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