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혁신의 길Ⅴ] 독일의 직업훈련과 평생교육 시스템 (4) 4 tbz…전통 기술에 첨단 교육설비 접목…종합적 직업훈련 체계

  • 박종문
  • |
  • 입력 2022-11-09  |  수정 2022-11-09 07:12  |  발행일 2022-11-09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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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더보른 tbz 목수교육장에서 학생들이 목조지붕 만들기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과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파더보른에 있는 기술 및 직업훈련센터 전경(아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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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North Rhine-Westphalia) 파더보른(Paderborn)에 있는 기술 및 직업 훈련 센터 내 목공예 교육장에서는 매력적인 목재향을 맡으며 10여 명의 독일 10~20대 청년이 목공기초 교육을 받고 있었다. 독특한 독일 목수 복장을 한 마이스터 강사는 자신의 경험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전수하려는 듯 열정적으로 견습생을 가르치고 있었다. 견습생들은 나무지붕 제작기술을 배우고 있는데 첨단 컴퓨터 장비를 활용해 전통적인 장인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어 찾아간 용접실습실에는 역시 마이스터 강사가 다양한 용접장비와 교육과정 등을 자세히 설명해 줬다. 이들 마이스터 강사는 마이스터가 된 뒤 일정 기간을 거쳐 별도의 교사교육을 받으면 직업훈련학교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 파더보른 기술 및 직업훈련센터는 대형 운동장과 10여 개의 단독 건물에 다양한 실습교육장과 첨단교육장, 시험장, 교육센터, 커뮤니티센터 등을 골고루 갖추고 있었다. 파더보른-리페(Kreishandwerkerschaft Paderborn-Lippe) 지역공예협회, SBH(Stiftung Bildung & Handwerk) 교육 및 공예재단 등 운영기관도 함께 입주해 있다.

35년 이상 역사 가진 수공예 분야 교육
용접기능 실습 시 시뮬레이션 활용
본인의 문제점 파악해 효율성 높여
경력자 최신상태의 지식수준 요해
기술주기 맞춘 추가 교육 더욱 중요

◆기술 및 직업훈련센터

tbz(technologie-und berufsbilduungszentrum parerborn GmbH)는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파더보른에 있는 기술 및 직업 훈련 센터다. 이 센터는 1975년에 설립되었으며 견습생 교육과 직장인을 위한 재교육센터, 마이스터 양성 교육, 장애인 직업교육 등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tbz는 2천개 기업을 위한 재직자 업무능력 향상 교육(UBA·Uberbetriebliche Ausbildung), 10개 마이스터 준비 과정, 개인 및 기업 고객을 위한 교육 및 훈련, 교육 관리, 시험, 공적 자금 지원 교육 프로젝트 등 직업훈련과 관련된 종합센터의 성격을 가진다.

UBA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교육 내용 △실무 경험이 풍부한 강사 △소그룹 중심 실용 교육 △현대적 설비가 갖춰진 교육실 등 독일 이중교육(duale Ausbildung)의 특징인 직장인(재직자)의 지속적인 업무향상교육 시스템을 완벽히 갖추고 있다.

견습생은 tbz에서 맞춤형 공예교육 기간을 마치면 취업 시장에서 인기가 있다. 교육훈련은 매우 실무적이고 교육 기간이 길어지면서 난이도가 점차 증가한다. 견습생은 교육 기간 매년 교육과정에 따라 증가하는 보수를 받게 된다. 1단계 교육을 마치고 원하는 경우 고급인 마이스터과정을 선택할 수도 있다. tbz는 또 장애인 전문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업상담, 해외취업, 교육비 대출 등 종합적인 직업훈련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다.


◆맞춤형 교육

현대는 기술주기가 빨라지면서 직업을 배운 사람은 한번 습득한 지식이 짧은 시간 후에 다시 바뀐다는 것을 빨리 깨닫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경력자에게 추가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직업인은 늘 지식수준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고 취업 시장에서 인기 있는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

tbz 파더보른은 수공예 분야 전문 교육 및 훈련 분야에서 35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교육 분야는 자동차 공학, 금속 분야 추가교육 과정, 전기 기술자, 지게차 운전 면허증, 용접 전문가, 디지털 마케팅, 크레인 운전자 교육, 페인팅 교육, 토목공사용 기계(중장비) 등이다.

이들 교육과정은 전통적인 숙련기술과 현대적 교육설비를 접목한 점이 눈에 띈다. 용접기능공 교육의 경우 직접 용접을 하지 않고도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습으로 자신의 용접 습관이나 문제점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있다. 대형 트럭 운전자 교육도 마치 실제로 운전하는 것처럼 느낄 정도로 첨단 3D실습장비를 갖추고 있어 교육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게젤레 자격 준비 과정

직업훈련은 양성훈련과 계속훈련으로 나뉜다. 양성훈련과정은 이원화체제 교육제도에 근거하고 있다. 양성훈련 중에는 중간시험과 최종시험이 있으며, 이 과정을 이수하면 게젤레(Geselle)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기능사라는 뜻을 갖는 게젤레(Geselle)는 수공업협회에서 발행하는 자격의 명칭을 말한다. 단 상공회의소의 서비스 분야는 숙련자격(Fachangestellte)으로 불린다. 계속훈련은 게젤레(Geselle)자격을 취득한 사람이 마이스터로 승급을 위하여 받는 직업훈련이다.

◆마이스터(Meister) 준비 과정

직업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일반적으로 몇 년의 전문적인 경험을 쌓은 후 많은 기능사가 마이스터 시험을 준비하게 된다. 마이스터 시험에 합격하면 공예품 사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 과정은 극소수만이 취득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요구한다.

tbz 파더보른은 장인(마이스터) 시험을 준비하는 교육생을 위해 10가지 직업의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코스는 풀 타임 및 파트 타임으로 진행돼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풀 타임 과정은 수개월 동안 마이스터의 시험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파트 타임 코스는 평일 저녁 1~2일이나, 직업에 따라 주말 수업을 통해 마이스터 시험을 준비 할 수 있다. 파트 타임 코스는 최대 2 년 안에 목표를 달성하도록 짜여 있다.

tbz의 10개 마이스터 교육과정은 전기 공학, 정밀 정비사, 미용사, 배관공 및 난방 엔지니어, 자동차 기술자, 벽돌공 및 철근 콘크리트 건축업자를 위한 마이스터 준비 과정, 페인트공, 금속 기술자, 목수 등이다. 마이스터 시험을 통과하면 개인사업을 할 수 있고, 별도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견습생을 가르치는 교육(강사) 활동을 할 수 있다.

이원화체제 교육에 근거한 양성훈련
교육과정 이수 시 '게젤레' 자격 취득
최고 전문성 인정 입증 '마이스터제'
과거 명예·경제적 안정 함께 얻었으나
최근엔 3D 업종 기피로 희망자 줄어


◆흔들리는 이중교육제도와 마이스터제도

독일 직업교육의 상징은 이중교육(Duale Ausbildung)과 마이스터제도다. 이중교육은 견습단계인 초보취업자에게 기업에서 급여를 지급하는 것으로 독일의 직업능력 향상 및 고용안정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10여 년 전부터 기업이나 소상공인 등이 견습직을 많이 만들지 않아 견습생이 넘쳐나는 직종이 많아지고 있다. 이중교육 희망자(공급)가 수요보다 많아진 것이다. 이는 산업구조변화에 따라 단순·반복적인 기능공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취업 희망자 또한 단순 기능공보다는 좀 더 고급적인 업무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아 독일이 자랑하는 이중교육 시스템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마이스터제도 또한 마찬가지다. 과거 독일 수공예 직업교육을 받은 견습생들의 궁극적인 목표가 마이스터였다. 마이스터가 되면 명예와 경제적 안정을 함께 얻을 수 있었다. 사회적으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그에 걸맞은 혜택을 누릴 수 있어 기능사들에게는 최고의 영광으로 인식됐다. 독일 산업발전의 밑거름이 된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예전과 같이 오랜 수련과정의 마이스터를 희망하는 숙련공이 많이 줄었다. 산업구조 변화, 자동화 등으로 마이스터 수요 또한 줄어들면서 마이스터들의 사회적지위와 급여가 예전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독일 젊은이들도 소위 3D업종 기피가 확산돼 마이스터 희망자들이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마이스터 자격을 갖춘 전문강사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글·사진=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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