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 운영 앞둔 대경연구원 가보니...상생 사라지고 이별 수순 우려

  • 이효설
  • |
  • 입력 2022-11-29 18:34  |  수정 2022-11-29 19:02  |  발행일 2022-11-30 제1면
대구경북연구원, 경북연구원과 가칭 대구정책연구원으로 분리
대구시 경북도 협업 앞으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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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째 운영돼 온 대구경북연구원이 내년 1월초 경북연구원 출범으로 사실상 분리 운영을 시작한다. <대구경북연구원 제공>


30여년만에 대구와 경북 별도 연구기관으로 분리되는 지역의 '싱크탱크' 대구경북연구원(이하 대경연)이 요즘 해산 절차준비에 여념이 없다. 밖에서 보면 조용해 보이지만 내부는 태풍전야다. 물론 향후 지역별 연구활동에 집중도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은 있다. 반면 시도 협업에 있어선 한계가 명확할 것이라는 우려는 떨쳐버리기 힘든 상황이다.

최근 방문한 대경연에서 이같은 분위기는 선명하게 감지됐다. 현장에서 만난 일부 직원들은 하나같이 "(분리는) 어쩔 수 없다"고 했다. 한 연구원은 "연말 과제정리로 바쁜 데 연구원 분리 절차 때문에 더 어수선해졌다. 연구원들이 모이면 당연히 '경북으로 간다, 대구에 남는다 ' 이야기가 많다"고 귀띔했다. 대경연은 내년 1월 출범하는 경북연구원과 별도 신설되는 대구정책연구원(가칭)으로 분리된다.

대구정책연구원 설립과 관련해 직원들은 고용승계에 큰 관심을 가졌다. 무기명 설문에선 직원들이 반반씩 대구와 경북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연구원이 기존 연구원을 승계하기로 했지만, 대구정책연구원 출범과 채용 방식이 논의되고 있어 직원들은 갈팡질팡한다. 연구원 10명중 9명은 대구 거주자다. 향후 온 가족이 주거지를 옮겨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대경연은 이미 내부적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지난 10월초 연구본부에 대구연구본부, 경북연구본부, 미래전략연구실을 뒀다. 기획경영실도 대구운영지원팀과 경북운영지원팀으로 나눴다. 인력 배치도 대구연구본부 27명, 경북연구본부 27명으로 균형을 맞췄다. 과도기 운영체제다.

연구원들은 "또 짐을 싸야 하나"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대경연은 독립청사가 없어 DFC빌딩(옛 대동은행)에 30년 더부살이를 했다. 건물이 철거되면서 2017년말 남구 봉덕동(KT봉덕빌딩)으로 청사를 이전했고, 지난 3월 계명대 대명동 캠퍼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새 간판을 단지 9개월 만에 또 짐을 싸야 할 처지다.

노조 관계자는 "연구원들이 대구정책연구원와 경북연구원 중 어느 곳을 선택할 지에 대해 명확한 의사표명을 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구정책연구원은 신설되는 기관인 만큼 공개채용도 가능할 수 있어서다. 연구원 평균연령(51세)을 감안해 고용승계가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분리 운영 후 대구와 경북 연구원이 각자의 길을 갈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한 연구원은 "'상생(상생)' 이란 단어를 굳이 언급하지 않는 분위기가 됐다. 대구와 경북 연구원 간 협업이 앞으로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한 연구원은 "분리 운영에 대한 사전논의, 충분한 검토가 선행돼야 했다. 아쉽다 "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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