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큰하게 취한 얼굴…마음은 가벼워 보이더라...김하균 개인전 '취몽(醉夢)'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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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1  |  수정 2022-12-22 08:26  |  발행일 2022-12-21 제18면
25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우리네 이웃 그린 인물화 전시

투박하지만 진솔한 생동감 건네

얼큰하게 취한 얼굴…마음은 가벼워 보이더라...김하균 개인전 취몽(醉夢)
김하균 '열정1'
얼큰하게 취한 얼굴…마음은 가벼워 보이더라...김하균 개인전 취몽(醉夢)

전시장 벽면에는 온통 인물화가 걸려 있다. 노래에 심취해 있거나 색소폰을 연주하거나 술에 은근히 취해 있거나 춤을 춘다.

캔버스 속 인물들은 꾸밈없는 날것의 모습을 하고 있다.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이웃에서 흔히 볼 법한 아줌마·아저씨들이 술 한잔 얼큰하게 걸치고 살짝 풀어진 모습들이다. 이들은 예쁘게 치장돼 있지 않고 거칠고 투박하게 표현돼 있다. 하지만 그 거침 속에 우리 인간의 보다 내면적인 모습이 뿜어져 나와 진솔한 생동감을 건네준다.

김하균의 일곱 번째 개인전 '취몽(醉夢)'이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오는 25일까지 열린다. '취몽' 시리즈를 비롯한 27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대구예고 등에서 교직 생활을 약 30년간 하고 2년 전에 퇴직한 작가는 6년 전부터 인물화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10년 만에 갖는 이번 개인전에서 그 인물화를 대중들에게 처음 선보인다.

그의 인물화는 대부분 신체 비율이 맞지 않고 얼굴이 크게 부각돼 있다. 얼굴 표정의 느낌을 자세히 드러내고 싶은 작가의 의도가 숨어 있다. 게다가 화면 속 인물들은 노래와 악기, 흥, 술기운에 취해 있다. 이에 대해 작가는 "인간은 풀어야 한다. 물이 오랫동안 고이면 썩듯이 살아가면서 무엇인가 우리는 풀어야 한다. 그것의 가장 쉬운 방법은 노래와 춤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술에 취하거나 흥에 겨운, 인상 깊었던 우리네 이웃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이를 기억한 뒤 변형을 가하며 감흥적으로 그린다. 그림을 본 사람들이 '많이 놀아봤네'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며 웃었다.

김하균은 자신에게 그림 작업은 스스로 캔버스에 마음껏 쏟아내는 잔소리라고 했다.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작업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것이다.

작가는 "술에 취했을 때 무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인간의 본성이 더 잘 드러난다"면서 "캔버스 속 인물은 유명 연예인이 아니라 힘들게 살아가는 평범한 이웃들이다. 그들이 팍팍한 삶 속에서 벗어나 작은 일탈을 하며 인간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고 자유를 느끼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에 대해 한국화가 박형석은 "김하균의 작품이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서는 이유는 평면이 주는 지적인 모색과 그가 갖고 있는 그림에 대한 믿음, 그림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라는 작가의 문제 의식 그리고 작품과 작가 곧 삶과 현실, 그 접경의 점이지대에서 벌어지는 자기 성찰의 순간순간이 배어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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