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와인 하형태 대표 "토종와인 발전분야 무궁무진…청년들 도전 망설이지 않아야"

  • 정우태
  • |
  • 입력 2022-12-22  |  수정 2022-12-22 07:04  |  발행일 2022-12-22 제11면
글로벌 와인시장 잠재력 커
명품 탄생엔 오랜 시간 걸려
후계자 없으면 기술 단절돼

한국와인 하형태 대표 토종와인 발전분야 무궁무진…청년들 도전 망설이지 않아야

"와인은 인생입니다."

와인을 한 단어로 표현해 달라는 요청에 하형태(68·사진) 한국와인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좋은 와인을 완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우리 삶도 장기간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생철학이 녹아 있는 말이다.

1990년대 후반 직장을 관두고 경북대에서 와인강좌를 진행했다. 와인 단지를 꾸려보자는 제안을 받고 영천에 자리를 잡았다. 영천농업기술센터 지원으로 점차 와인에 관심을 둔 농가가 늘어나던 시기였다. 하 대표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와인교육에 열정을 불살랐다.

그는 "와인은 부가 가치가 높은 제품이지만 생산에는 어려움이 많다. 와인 단지 조성에 힘을 보태기 위해 부지런히 강연을 다니며 생산 방법을 전수했다"고 회상했다.

한국에 세계적인 와이너리가 탄생하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전통과 맛으로 인정받는 와인을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서다. 그는 "프랑스, 이탈리아를 비롯해 와인으로 인정받는 국가를 보면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대대손손 가업을 이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와인 생산 기술은 일반화가 어렵고 전수가 이뤄져야 한다. 후계자가 없으면 대가 끊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와인 시장은 잠재력이 크다. 하지만 일부 국가의 점유율이 높아 쏠림현상이 심하다. 최근 중국도 와인 생산국으로 급부상 중인데 한국이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며 "지금이라도 국산 와인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좋은 와인을 만들어 한국와인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와인제조에 관심 있는 청년들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그러자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언급했다. 하형태 대표는 "농업은 모든 산업의 근간이다. 우리 땅에서 나는 과일로 만드는 와인 등 다른 산업과 연계·발전시킬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젊은이들이 관심을 갖고 뛰어든다면 1차 산업도 발전이 가능하다. 보이지 않아도 열심히 헤쳐 나가다 보면, 길이 되는 것 같다. 도전을 망설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정우태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