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대구FC 엔젤클럽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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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9 06:41  |  수정 2022-12-29 06:47  |  발행일 2022-12-29 제23면

놀랍다. 단 3명으로 출발한 시민단체의 회원이 1만명을 넘어섰다. '대구FC 엔젤클럽'이다. 2016년 이호경 대영에코건설 대표이사와 강병규 전 대구시 감사관, 배성혁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이 만들었다. 프로축구 대구FC를 재정적으로 후원하는 시민 모임이다. 대구FC가 진정한 시민구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많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6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릴레이 후원' 활동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출범 당시의 순수함을 잃지 않았다는 증거다.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부각된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의 원조가 아닐까 싶다. 돈이 개입되면 말썽이 생길 수 있는데, 잡음 하나 들리지 않는다. 이호경 대표가 원년부터 지금까지 엔젤클럽 회장을 맡고 있는 데서도 드러난다. 재정 집행이 투명하지 않으면 벌써 난리가 났을 것이다. 최근 민간단체 국고 보조금이나 노조 회계의 불투명성이 불거져 나온 것과 대비된다.

대구FC 엔젤클럽의 행동 강령도 흥미롭다. 이 회장은 그저께 대구경북지역 중견 언론인 모임인 '아시아포럼 21' 토론회에 참석, "정치적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탈 정치),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NO 이익), 구단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NO 경영)"고 밝혔다. 대구FC 엔젤클럽이 추구하는 정신은 일제강점기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에 바탕을 깔고 있다. "시민들이 힘을 합쳐 대구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자"고 말한다. 2017년 1부 리그로 승격한 대구FC는 엔젤클럽의 든든한 후원 속에 인기 구단으로 거듭났다. 대구FC 엔젤클럽이 자랑스럽다. 조진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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