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맹구' 소리 안 들으려면 자기반성·희생 각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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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05  |  수정 2023-01-05 06:47  |  발행일 2023-01-05 제23면

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3일 페이스북에 "당 대표를 하겠다고 너도나도 맹구처럼 '저요, 저요' 하고 외치고 있지만 정작 듬직한 당 대표감은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많은 국민이 동의할 것이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안철수·김기현·권성동·윤상현·주호영 의원 등이다. 당장 국민의 관심을 끌 만한 인물이 잘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 대표, 최고위원 선출 룰이 바뀐 영향도 있다. 국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당원 투표 100%로 결정된다. 가뜩이나 '그들만의 리그'가 된 마당에 강력한 리더십이 보이지 않으니 주목도가 떨어진다. 국민 비호감 주자들도 눈에 띈다. 정작 본인만 모를 뿐이니 안타깝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듬직하기보다 자잘한 느낌을 주는 것은 자기반성이 없기 때문이다. 교수신문 논설위원인 영남대 철학과 최재목 교수는 보수 진영에 대해 "철저한 자기반성에 따른 혁신 없이 독단적"이라고 비판했다. 동의한다. 국민의힘은 자기반성을 통해 체질을 바꿔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그래야 내년 총선에서 국민으로부터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배경에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자리 잡고 있다. 결코 국민의힘이 잘해서가 아니다. 이준석 전 대표를 몰아낼 당시 국민의힘 내부에서 '선당후사'라는 말이 나왔다. 지금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에게 선당후사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수도권 험지 출마론'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도 볼썽사납기 짝이 없다. 자기반성과 자기희생이 차기 국민의힘 대표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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